이태원 참사에 따른 트라우마(정신적 외상) 극복을 위해서는 참사를 언급할 때 '이태원'이라는 지명 대신 '10.29 참사'라는 표현을 쓰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오고 있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등은 지난달 29일 이태원에서 발생한 핼러윈데이 압사 참사 이후 '이태원'이라는 지명이 들어간 표현이 오히려 트라우마 증상을 더 자극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10.29 참사' 등을 비롯해 대안 명칭을 논의 중이다.
백종우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장(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은 "내부 회원들 사이에서 '이태원 참사' 대신 '10.29 참사' 등으로 표현하는 게 트라우마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애도 기간 후 이사회를 거쳐 학회 차원의 입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2001년 뉴욕 세계무역센터(WTC) 테러 참사가 발생한 이후 처음에는 '뉴욕 테러', '세계무역센터 테러', '쌍둥이 빌딩 테러' 등으로 표현했지만, 이후에는 지명과 장소를 뺀 '9.11 테러'로 용어를 통일해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진도 여객선 침몰'을 '세월호 참사'로 바꿔 쓴 전례가 있다.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들은 대체로 이런 의견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는 이태원이라는 지역에 대한 편견이나 낙인이 생길 우려가 있고, 트라우마 극복에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10.29 참사 등으로 표현하는 방안에 대해 내부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정운선 경북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에게는 (사건과 관련한 것을) 회피하고 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 때문에, '이태원 참사'라고 할 경우 이태원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2차적인 피해가 가게 된다"며 "특히 지금은 재발 방지책 마련 등 향후 방향성을 모색하는 데 더 초점이 가야 하며, '네이밍'(naming·이름 붙이기)에 에너지가 소진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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