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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새책] 세계사를 바꾼 화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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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야 아사무 지음/사람과 나무사이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오미야 오사무 지음/사람과 나무사이 펴냄
오미야 오사무 지음/사람과 나무사이 펴냄

보라색을 좋아한다.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보라색이 고대 로마인들에게는 강력한 권력자들만 사용할 수 있던 색이었다. 당시 보라색 염료는 뿔고동에서 추출할 수 있었는데, 이 염료 1.5그램을 얻기 위해서는 뿔고동 1만2천 개가 필요했다. 귀한 염료인 만큼 누구나 사용하지 못했던 셈이다.

로마의 황제나 다름없던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보라색 염료에 규정을 만들었다. 자신이나 자신의 핏줄을 이어받은 사람만 보라색 염료로 물들인 토가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의 연인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도 여왕 전용 군함의 돛을 보라색으로 물들였다. 보라색은 로마 시대에 고귀한 신분을 나타내는 상징색이 됐다.

보라색 염료처럼 빵, 와인, 재봉 바늘, 위스키, 시멘트…. 우리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하는 물건이나 물질 속에는 화학기술이 들어있다. 사실 평소에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고 넘어갔던 이 화학기술을 되짚어보니 세계사를 바꾸는 원동력이기도 했다. 고대 그리스의 영웅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염료지식과 염색 기술을 영리하게 활용해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 빨간색 염료로 자신의 병사들의 군복을 물들여서 마치 피범벅이게 된 것처럼 속인 뒤 페르시아군이 방심하게끔 만든 것이다.

책 제목에서부터 버젓이 나온 '화학'이라는 단어에 두려움을 가질 수 있다. 괜찮다. 어려울 수 있는 화학 분석을 인류사와 세계사와 섞어 쉽게 풀었다. 어렵게 해석할 것도 없다. 화학 반응에 대해 작가가 쉽게 풀어 쓴 풀이를 그저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그것만으로도 '우와'하며 재밌게 과학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책은 우주의 탄생에서부터 선사시대, 고대문명을 거쳐 로마제국, 르네상스, 시민혁명까지 시간 순대로 나열했다. 그 안에서 재밌는 화학기법들이 시대상황과 어떻게 얽혀있거나 혹은 어떻게 역사를 바꿨는지에 대한 내용이 소개된다. 더불어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지나쳤던 일상의 현상들을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다. 책의 매력이다. 저자가 설명해준 화학 작용을 주변의 일에 접목시켜 읽다보면 금세 책의 끝장에 다다르게 된다. 349쪽. 1만8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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