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당권경쟁 구도에 적잖은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안철수 국회의원이 대통령 내외로부터 저녁식사 초대를 받은 후 공식 출마선언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반면 각종 여론조사 1위를 달려온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용와대'의 견제로 주춤하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선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 대표 경선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주자들 사이에 미묘한 위상변화가 경선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안 의원은 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안 의원은 출마선언 직후 여의도 당사를 들러 당 사무처 직원들과 인사를 한 뒤 오후에는 경남 창원으로 이동해 국민의힘 경남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한다.
안 의원은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저는 영남에 뿌리를 뒀으면서도 수도권에서 3선을 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하며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를 설계해 대통령과 국정철학에서 이심전심 관계"라면서 "대통령 업적에 기대는 윤심(尹心·윤 대통령 의중) 팔이 후보가 아니라 대통령에 더욱 힘을 보태는 '윤힘 후보'가 될 것을 약속드린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신년 인사회'에서 윤석열·김건희 대통령 내외로부터 직접 저녁식사 초대를 받아 한껏 고무된 안 의원은 공식 출마선언으로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중적 인지도는 높았지만 이른바 '윤심'의 낙점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비쳐 고민이 깊었던 안 의원에게 '관저 만찬 초대'는 천군만마와도 같을 것"이라며 "대통령 관저 만찬이 성사될 때까지는 안 의원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승승장구했던 나 전 원내대표는 체면을 구기며 향후 진로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처지가 됐다. 기대했던 '윤심의 지원'이 아니라 핀잔 섞인 견제와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지난 6일 언론 브리핑에서 "(나경원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헝가리식 지원 방안은) 윤석열 정부의 관련 정책 기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저출산고령화사회위는 전날 결혼하면 4천만원을 대출해주고 첫 자녀 출산 시 무이자 전환, 둘째·셋째 출산 시 각각 원금 일부 또는 전액을 탕감해주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아예 관련 언급을 하지 않을 수도 있고 '검토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라고 완곡하게 표현할 수도 있는데 대통령실에서 그 보다 강한 발언이 나왔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나 전 원내대표가 불출마 선언을 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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