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파 파월'에 꽁꽁 언 자본시장…한은, 다시 금리 인상할까?

파월 미 연준 의장, 금리 향상 예고
우려 속 국내 자본 시장 얼어붙어
코스피·코스닥 하락세, 환율은 상승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이달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시사한 뒤 뉴욕증시는 급락했다. 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이달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시사한 뒤 뉴욕증시는 급락했다. 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최종 금리 상향을 예고하면서 이 흐름을 따라가야 할지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오는 21∼22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은 '빅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 경우 4월까지 한미 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인 1.75%p까지 벌어져 환율이 급등하고 외화가 급속도로 빠져나갈 공산이 커진다는 게 한국은행이 고민하는 이유다.

8일 국내 자본시장은 이러한 우려에 잔뜩 얼어붙었다. 당장 증권 시장부터 외국인의 '팔자' 분위기에 지수가 속절없이 떨어졌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1.44p(1.28%) 내린 2,431.91에 마쳤다. 코스닥 시장도 지수가 전날에 비해 1.81p(0.22%) 내린 813.95에 마감했다.

양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도한 게 결정타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이 홀로 9천428억원 사들였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천550억원, 8천197억원 팔아치웠다. 코스닥에서도 개인이 2천449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32억원, 1천771억원 순매도했다.

국채 금리는 물론 달러화도 강세를 보였다. 특히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2.0원 급등한 1,321.4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달 28일(1,322.6원) 이후 최고치다.

문제는 앞으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연 3.5%)을 단행했다. 이달에는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회의가 없고, 다음 달 11일에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금리를 결정한다.

만일 연준이 이달에 빅 스텝을 밟는다면 미국 기준금리는 5~5.25%로 높아진다. 그런데 시장은 연준의 최종 금리 수준을 5.5~5.75%까지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국내 경기 부진을 우려해 동결 기조를 이어간다면 연준이 5월에 '베이비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25%p 인상)만 해도 한미 금리 차는 2%p로 벌어진다.

미국과 금리 차가 커지면 외국 자본이 더 높은 금리를 찾아 빠르게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환율이 오르고 원화 가격이 내려가면 수입 물가가 오르면서 국내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도유정 DGB금융지주 ESG전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앞서 한국은행이 '금리 차 자체는 환율을 결정하는 여러 요인 중 하나일 뿐'이라고 했지만 이번에 연준이 빅 스텝을 단행하면 '여러 중 하나'라고 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지금은 금리를 올려도 문제고, 그냥 둬도 문제다. 오히려 베이비 스텝 정도 선에서 '한국도 긴축이 끝나지 않았다'는 시그널을 주지 않겠느냐"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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