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철수 정치 여정따라 주가도 '철수'한 안철수 테마주

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개표결과 발표 뒤 김기현 신임 당 대표가 환호하고 있다. 오른쪽은 안철수 당 대표 후보. 연합뉴스
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개표결과 발표 뒤 김기현 신임 당 대표가 환호하고 있다. 오른쪽은 안철수 당 대표 후보.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자당 당 대표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시면서 이른바 '안철수 테마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9일 코스닥 시장에서 보안기업인 안랩의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12.75% 내린 6만4천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안 의원은 안랩 지분 18.57%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특수관계인 지분 등을 합하면 지분율은 28.57% 수준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안 의원 관련주는 약세를 보였다. 임원이 안랩 출신이라는 이유로 안철수 테마주로 묶이는 써니전자는 하루 만에 12.25%나 하락했다. 사외이사가 안 의원과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안철수 관련주'로 엮이는 까뮤이앤씨는 8일까지 3거래일 연속 차트를 빨갛게 물들였지만, 이날은 주가가 3.95% 빠졌다.

이 종목이 하락한데는 안 의원 낙선에 따른 실망 매물이 시장에 쏟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날 막을 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의원이 52.93%를 득표, 과반으로 1위를 차지하며 당 대표에 당선됐고, 안 의원이 2위로 낙선했다.

일반적으로 정치인 테마주는 선거 전 여론조사 지지율이나 정치 이벤트의 영향으로 급등한다. 하지만 선거일이 다가오면 하락하는 특징을 보인다. 공시, 실적 등 뚜렷한 지표와 상관없이 정치적 인맥, 단기적 이벤트성에 집중해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안랩 주가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안 의원의 당 대표 선출 기대감에 9만원 중후반대까지 치솟는 등 안 의원의 정치적 영향력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는 상황이 빈번했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정치인 테마주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특정 정치인이 당선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서 시작한 매수는 투자가 아닌 투기라는 지적이다.

류명훈 하이투자증권 대구WM센터 PB 차장은 "증권사에서 통상 '반도체 기업 세액공제 확대' 같은 정책 이슈가 있을 때는 관련 테마주의 목표 수익률을 제시하면서 투자를 권유한다. 하지만 정치인테마주는 영업에서 금기시 한다"고 말했다.

이어 류 차장은 "굳이 정치 테마주에 투자하겠다면 정치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책을 보고 이와 관련한 우량 기업을 찾아서 투자하는 것을 권한다. 해당 정치인이 낙선을 하더라도 정치 여정을 이어가는 한 그 정책은 계속해서 이슈화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이론적으로는 상장주식 회전율이 지나치게 높은 주식은 거래를 조심해야 한다"면서 "한국거래소의 상장주식 회전율 분석 자료에서도 회전율이 매우 높은 종목은 연중 최고가와 최저가가 3배 넘게 차이나는 등 등락이 심하다. 실적을 기반으로 주가가 급상승하는 경우가 아닌 정치나 사회적인 이슈와 엮인 단기 테마주는 짧은 기간 급등락하면서 투자 손실을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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