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방부 보도자료에 쪼개진 민심…포항 수성사격장 갈등 불씨 커져

주민 개발자문위 ‘국방부가 입맛 맞는 주민들만 모아 양해각서 체결’ 비난
주민전체대표 참여하는 민관군협의체 구성 요구하며 사격훈련 반대 운동 이어가기로

포항시 남구 장기면 개발자문위원회 등 주민들이 3일 기자회견을 통해 수성사격장 사격훈련 재개에 대한 양해각서의 원천 무효를 주장하며 국방부가
포항시 남구 장기면 개발자문위원회 등 주민들이 3일 기자회견을 통해 수성사격장 사격훈련 재개에 대한 양해각서의 원천 무효를 주장하며 국방부가 '민-민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신동우 기자

국방부가 주민 반대로 인한 포항 수성사격장 사격훈련 중단과 관련, 최근 주민대표단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사격훈련 재개(매일신문 3월 30일 보도 등)키로 한데 대해 또다른 주민단체가 '대표성이 없다'며 훈련 재개 반대에 나섰다.

수성사격장이 위치한 포항시 남구 장기면 개발자문위원회는 3일 기자회견을 열어 "국방부가 주민들과 제대로 된 소통 없이 대표성을 잃어버린 일부 주민과 만나 사격훈련 재개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면서 "주민 동의 없는 군 훈련 재개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는 주민을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이며 진정한 합의 없이 체결한 양해각서를 철회하라"고 규탄했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달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포항 수성사격장 반대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갈등 해결의 첫발을 디뎠다"면서 2020년 10월 주민 집단 시위 이후 중단된 군 사격훈련이 약 30개월 만에 재개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양해각서는 ▷주민지원사업 추진 ▷민·관·군 협의체 구성 노력 ▷수성사격장에서 해병대 사격훈련 재개 등이 내용이 담겼으며, 그 일환으로 이달부터 3주간 해병대 제1사단 편제화기 사격 훈련이 시작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소식이 알려지자 장기면에서는 개발자문위를 중심으로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종전부터 반대위가 국방부의 입장에 따라 주민들의 뜻과 달리 편파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 역시 장기면의 상당수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적잖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외준 장기면 개발자문위원장은 "반대위 대표들을 만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지만 협의 과정에서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사건의 발단이 된 아팟치헬기 사격훈련 등 정작 결론지어진 것이 없는데 이걸로 무슨 동의가 됐다는 것이냐"고 말했다.

그는 "반대위를 포함해 주민전체대표가 참여하는 민관군 협의체가 구성되지 않을 경우 범시민 반대운동을 전개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1965년 건립된 수성사격장은 약 60년간 별다른 반대 없이 사격훈련이 진행돼 오다가 지난 2019년 4월 경기도 포천시에서 시행되던 주한미군 아팟치헬기 사격훈련이 주민들 모르게 옮겨 오면서 집단 반발에 부딪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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