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물가 상승은 둔화했는데…'유가 리스크'에 기준금리 어떻게 될까

이번 주 국내 주유소 휘발유 판매 가격은 오르고, 경유 판매 가격은 약보합세를 보였다. 지난 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4월 첫 주(2∼6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L(리터)당 1천600.9원으로 전주보다 7.3원 상승했다. 사진은 9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이번 주 국내 주유소 휘발유 판매 가격은 오르고, 경유 판매 가격은 약보합세를 보였다. 지난 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4월 첫 주(2∼6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L(리터)당 1천600.9원으로 전주보다 7.3원 상승했다. 사진은 9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월에 이어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할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상당수 전문가는 연 3.50%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지만 일각에서는 산유국의 기습적인 원유 감산 계획 발표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터라 물가에 대한 경계감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240%에 마감, 기준금리를 0.26%포인트(p) 밑돌았다. 심지어 전주 첫 거래일이던 3일에 비해서도 채권 금리는 0.102%p 더 내려갔다. 통상 국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도는 것은 시장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렇듯 시장에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1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중요한 근거는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 흐름이다. 기준금리 인상의 명분은 무엇보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다. 그런데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 만에 가장 낮은 4.2%로 내려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3월 4.1%, 4월 4.8%로 2개월 연속 4%대를 기록하다 지난해 5월 5.4%로 5%대로 올라갔다. 같은 해 6월(6.0%), 7월(6.3%)에는 6%대까지 치솟았다. 이후 8월(5.7%)부터 올해 1월(5.2%)까지 6개월간 5%대 물가 상승률을 이어갔다.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0%와 비교하면 여전히 두 배 이상이지만, 불과 8개월 전 물가상승률이 6%대였다가 4%대 초반으로 떨어진 것은 물가 상승 흐름이 크게 둔화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다시 3.50%에서 묶을 것으로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입장도 있다. 한미 금리차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점이 금리 인상 필요성을 높여서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4.75~5.0%로 한국과 금리차가 1.5%p 벌어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5월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면 양국 금리차는 1.75%p로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대될 수 있다. 이 경우 더 높은 수익률을 쫓아 외국인 자본이 대거 유출되고, 이로 인해 원화 가치도 더 떨어질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산유국의 추가 감산 소식에 국제유가 다시 들썩이는 등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어 이 역시 국내 통화정책 결정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앞선 3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주요 산유국으로 이뤄진 OPEC+는 연말까지 일일 160만 배럴 규모 대규모 자발적 감산을 예고했다. 이 탓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하는 등 급등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80달러대에서 등락한다면 추가 감산이 경기와 인플레이션에 큰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수급불안으로 유가가 90달러/배럴 수준을 웃돈다면 인플레이션 기대감을 자극하는 동시에 소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면서 "무엇보다 에너지 가격의 안정으로 그나마 둔화하던 물가압력이 유가 급등 시 재차 확대될 여지가 있다. 이는 의도치 않게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을 연장하는 변수"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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