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집중력 올려준다던 '마약음료' 1병당 필로폰 3회 분량 들어있었다

필로폰 1회 투약 시 0.03g을 투약…마약음료 1명당 0.1g 포함
현재 마약 음료는 모두 18병이 배부된 것으로 확인

17일 오전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안동현 마약범죄수사대장이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 중간수사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오전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안동현 마약범죄수사대장이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 중간수사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 배포된 '마약음료'에 1병당 3회 투약 분량의 필로폰이 들어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병을 전부 마신 피해자는 일주일가량 고통받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17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음료 한 병당 0.1g의 필로폰이 들어간 것으로 추산했다. 통상 필로폰 1회 투약 시 0.03g을 투약하는 것으로 보아 마약음료 한 병당 3회분 이상의 양이 포함돼 있다고 분석된다.

마약음료를 학생들에게 배포한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은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해 대치동 학원가에 배포했다.

범행 과정에서 범행 조직의 중간책 역할을 한 한국 국적 이모(25) 씨는 지난달 초 중학교 동창인 길모(25) 씨에게 마약음료 제조와 배송을 지시하면서 범행을 본격화했다.

길 씨는 지난달 22일 국내에서 중국산 우유를 구입해 마약 음료 제조에 사용했고, 사흘 뒤 인천 주택가에서 필로폰 약 10g을 구매했다. 그리고 이달 1일 새벽에 강원 원주시 집에서 마약음료 100병을 제조했다.

현재 마약 음료는 모두 18병이 배부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8병을 9명이 마셨고, 4병은 받은 후 마시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6병의 행방은 조사중이다.

마약음료를 마신 피해자들은 구토와 어지러움을 호소했고, 한 병을 전부 마신 피해자는 일주일 동안 고통받았다고 경찰 측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투약 경험이 없는 미성년자가 3.3배에 달하는 양을 투약했을 때 급성 중독에 걸릴 위험이 있다"며 "급성 중독은 정신착란이나 기억력 상실, 심각한 신체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범죄 일당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 사이 인터넷 등을 통해 '기억력 상승·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를 진행할 알바생 4명을 수당 15만원에서 18만원 사이로 모집했다. 알바생들은 지난 3일 오후 2시에서 3시 사이 원주에서 택배와 퀵서비스로 배송된 마약음료를 전달받았고 지시에 따라 대치동 학원가에 배포했다.

마약 음료 배포 후 피해자의 보호자에게 중국에 있는 일당은 협박 전화를 걸었다. 이 과정에서 알바생들이 '마약음료'임을 인지한 정황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인 줄 모르고 마신 경우 형사처벌을 받지 않으므로 적극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