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몸에 달라붙는 옷 입은 北 여성, 뇌물 바쳐 처벌 면해"

신체노출 많거나 피어싱·포니테일 '이색 옷차림' 규정…청년동맹 규찰대 단속 대상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2월 19일 지방공업성 피복연구소 등에서 지난해 열렸던 '여성옷전시회-2022' 성과와 경험을 발전시키기 위한 사업을 활발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 패션 모델들이 등장한 의복 현대화 설계자료들. 조선중앙TV=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2월 19일 지방공업성 피복연구소 등에서 지난해 열렸던 '여성옷전시회-2022' 성과와 경험을 발전시키기 위한 사업을 활발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 패션 모델들이 등장한 의복 현대화 설계자료들. 조선중앙TV=연합뉴스

북한에서 몸에 달라붙는 옷을 입었다는 이유로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청년동맹) 규찰대의 단속 대상이 됐다가 수십만원 뇌물을 바치고 처벌을 받지 않은 사연이 전해졌다. 북한 당국은 청년들의 '사상 이완'을 단속하겠다며 옷차림 단속 강도와 처벌 수위를 기존보다 더 높이고 있다.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 NK' 보도에 따르면 최근 봄철을 맞아 함경북도 청진시에서는 청년동맹 규찰대가 길거리 곳곳에서 청년들의 '이색적인 옷차림' 단속을 벌이고 있다.

청년동맹 단속대에게 적발되면 이유를 불문하고 노동단련대 처벌을 내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한 당국은 '의복 현대화'라는 목표를 내세우며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맞는' 올바른 옷차림과 머리 단장을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남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옷차림을 '날라리풍'으로 규정하고, 다소 자유롭고 편한 옷차림은 모두 '이색적인 옷차림'으로 낙인을 찍어 처벌을 하는 분위기다.

실제 청년동맹 규찰대에 붙잡혀 단속됐다는 사례도 여럿 전해지고 있다.

단발머리의 한 북한 여성은 손목과 팔 부분이 부분이 드러나는 검은색 세로 줄무늬 블라우스를 입고 검은색 치마로 보이는 하의를 입고 길을 가고 있었는데, 청년동맹 규찰대에 의해 '이색적인 옷차림'으로 규정되고 강제로 촬영까지 당했다.

북한 당국은 이때 촬영한 여성의 사진을 활용해 강연 자료를 만들어 배포하기까지 했다.

강력한 단속 분위기 속에서 뇌물을 받고 처벌을 면해주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한다.

한 20대 북한 여성은 '몸에 달라붙는 옷을 입었다'는 이유로 청년동맹 규찰대의 단속 대상이 됐는데, 1천 위안(한화 약 19만원~20만원)을 뇌물로 바치고 처벌을 면했다.

북한의 청년들은 피어싱과 말총머리(포니테일) 등을 하다 적발되면 노동단련대로 끌려가 강제노동에 투입되는 경우도 있다. 긴 머리를 하나로 높이 묶는 포니테일을 '자본주의 문화'로 간주하고 단속한다.

북한인권증진센터에 따르면 노동단련대는 재판소에서 노동단련형(6개월 이상 1년 이하)을 선고 받은 자 또는 검사에 의해 노동단련처벌(최대 6개월까지)을 부과 받은 자를 수용하는 곳이다.

북한 내부 소식통들은 "이전에는 청년동맹에 불려 다니며 비판서나 몇 장 쓰면 끝났는데 최근에 처벌이 강화된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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