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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호텔 예식장 두 살배기 참변, 우리 사회 안전불감증 또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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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 한 호텔 예식장 비상계단에서 두 살배기 여아가 추락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다.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1시 49분쯤 호텔 예식장 3~4층 비상계단 난간 틈새로 A양이 빠지면서 지하 1층으로 떨어져 숨졌다. 매일신문 기자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 비상계단 난간 높이는 120㎝, 살대 사이 간격은 25㎝였다. 난간 틈새는 성인 남자의 상체가 통과하고도 남을 만큼 넓었고, 회전형 계단 가운데가 지하 바닥까지 뻥 뚫린 구조여서 추락 위험이 컸다.

2015년 마련된 건축 기준을 보면 예식장 등 다중이용 건축물 실내에 설치되는 난간은 영유아나 어린이가 짚고 올라갈 수 없는 구조로 만들어져야 하고, 난간 사이 간격도 10㎝ 이하로 정해져 있다. 예식장 등 문화 및 집회시설도 이 규정을 적용받는다. 하지만 사고가 난 호텔 계단은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았다. 건축 심의를 요청한 시기가 2014년 2월이어서 2015년의 규정을 소급 적용할 수 없었던 것이다.

여러 규정의 불소급 원칙으로 인해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안전사고가 일어났고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 이번 사고 현장은 육안으로 봐도 어린이가 계단을 오르내리다 추락 사고를 당할 수 있는 구조였다. 2015년에 새 규정이 만들어졌다는 것은 난간이 너무 낮거나 난간 사이 간격이 넓을 경우, 위험을 부를 수 있다는 경험칙이 형성됐다는 것인데 이렇다면 안전 그물망 설치 등 자체 안전조치가 있어야 했다.

이번 사고가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호텔 예식장이라는 다중이용시설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크다. 다중이용시설은 단일 건물에 여러 용도의 시설이 집중되어 있고, 해당 건물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이용하다 보니 안전사고 가능성이 상존하고 어린이나 노약자 등 사회적 약자는 더 큰 위험에 노출된다. 행정 당국은 소방과 합동으로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서 위험 요소를 없애야 한다. 강도 높은 조치가 아니고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을 고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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