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민선 8기 출범과 함께 UAM(도심항공교통) 산업 육성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UAM 산업과 센서 반도체, 서비스로봇, ABB(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헬스케어를 '대구 5대 신산업'으로 정한 것. '지상부터 하늘까지 자유로운 도시'라는 비전도 발표했다.
UAM은 저소음 친환경 동력 기반 수직이착륙(eVTOL) 교통수단이다. 최근 국내에서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부상했다. 새 이동 수단 출현으로 자동차 산업도 전통 제조업 기반에서 인프라, 운송 등 서비스 전반을 아우르는 모빌리티 산업으로 영역을 넓히는 추세다. 시장 규모는 2040년 731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신공항 개항 발맞춰 상용화 준비
대구시는 올해 미래모빌리티 산업 육성에 국비 1천113억원, 시비 589억원 등 총 1천749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2030년 대구경북 신공항 개항에 맞춰 미래교통 수단인 UAM 상용화를 준비한다는 목표다.
UAM을 타고 대구와 군위군 소보면·의성군 비안면에 들어설 신공항을 오가는 미래를 대구시는 그리고 있다. 신공항을 UAM 버티허브(이·착륙시설)를 갖춘 '스마트 공항'으로 만들어 활성화한다는 계획도 있다.
대구시는 이 같은 비전을 발표하고 곧바로 'UAM 연계 미래모빌리티 산업육성 전략수립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내년 1월까지 ▷UAM 제조부품산업 육성 방안 ▷UAM 연계 미래모빌리티 서비스 육성 방안 ▷대구형 UAM 육성 비전 로드맵 및 전략 수립 ▷대구시 UAM 시범서비스 모델 발굴 등 시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우선 달성군 테크노폴리스·국가산업단지 일대와 수성알파시티에서 운영 중인 자율주행 서비스와 연계해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목적지를 입력하면 경로에 따라 UAM으로 환승해 이동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든다는 생각이다.
장기적으로는 대구~경북 광역권 RAM(지역 간 항공교통) 운영을 꾀한다. 대구와 김천시, 구미시, 포항시, 경주시를 각각 연결하는 노선을 놓겠다는 것. 대구에서 65km 범위 안에 있어 UAM으로 2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지역들이다. 김천에는 김천산단과 경북혁신도시가, 구미에는 국내 최대 국가산단이, 경북에는 포항제철소가 있다. 경주는 역사 유적과 관광지가 분포한 만큼 수요가 있을 거라는 판단이다.
지역 모터 관련 기업이 e항공(도심형 항공기) 부품·소재를 개발하도록 지원하고, 전기차 모터용 영구자석을 생산하는 '성림첨단산업', 전기차 모터 코어를 생산하는 '고아정공', 현대 전기차 모터 모듈을 위탁 생산하는 '경창산업' 등을 중심으로 형성된 밸류체인을 바탕으로 e항공 기업을 유치해 UAM 연계 산업도 육성한다.
대구시는 오는 2025년까지 지역에 UAM 실증 기반을 구축하고 2028년까지 생태계를 조성한 뒤 상용화하는 방향으로 로드맵을 세우고 있다. 계획 대로면 2029~2030년 UAM 상용화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 '하늘이 자유로운 도시' 수성구
대구 안에서 UAM 분야 선두에 선 지역은 수성구다. 수성구청은 지난 2020년 '하늘이 자유로운 도시'를 만든다는 비전을 발표하고 UAM 관련 사업을 확장해 왔다. 같은 해 11월에는 국토교통부와 함께 수성못 일원에서 UAM의 하나인 '플라잉카' 시험 운항을 선보였다. 비수도권 첫 사례다.
2019년 국토부가 전담팀을 신설하는 등 미래형 모빌리티가 신산업으로 도약하는 추세를 파악하고 구정 주요 정책으로 추진해 왔다는 게 수성구청 설명이다. 군부대 후적지에 드론택시 버티허브를 만드는 사업은 구청장 공약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구시와 수성구는 제2작전사령부와 제5군수지원사령부, 공군 방공포병학교 등 군부대 통합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수성구 내 군부대 후적지(면적 총 264만4천㎡)를 연결해 UAM 버티허브 등 인프라를 구축하고 미래교통 중심지로 만드는 게 수성구청 목표다. 현재 후적지 개발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UAM 운송·관광서비스 도입도 추진한다. 상동 용지봉의 항공기 착륙장(헬리패드)과 수성못 등을 오가는 케이블카 대체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지역 야영장 등에서 드론 책 배송 서비스를, 올해는 수성못에서 피자 드론 배달 상용화 실증을 진행했다. 수성구청은 국내 지형 70% 이상이 산악지역인 점을 고려해 효과성이 높고 조성 과정에 환경, 경제적 논란이 적을 거라고 본다.
◆ 2025년 수도권부터 상용화 시작
국토부는 2025년 수도권에서 UAM 상용화를 시작하고,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비수도권에 도입하는 걸 목표로 세웠다. 국토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미래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에 따르면 최초 서비스는 도심지역을 중심으로 시내버스와 유사하게 특정 노선을 운행하는 방식으로 도입하고, 이후 30~50km 구역 안을 택시처럼 운행할 수 있도록 한다.
2024년까지 주요 권역별 노선 계획을 마련, 서비스 개시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서비스는 기체 개발 수준과 여건 등을 고려해 관광형과 광역형 등으로 구분했다. 관광형은 단거리 중심으로 국지적 이동이 많은 관광지 안에서나 명소 간 이동에 활용하고, 광역형은 200km 이상 장거리 이동 시 운행이 가능한 기체를 개발해 고속·시외버스처럼 광역 이동을 지원하게 된다.
실증사업은 이미 시작했다. 이른바 'K-UAM(한국형 도심항공교통) 그랜드 챌린지'다. 1단계로 오는 8월부터 내년 12월까지 6개 컨소시엄이 전남 고흥 국가성능비행시험장에서 UAM 운용 기준을 마련하고 성능, 안전성 등을 확인하는 실증 작업을 벌인다. 이어 2단계는 실제 도심 환경에서 조종사가 UAM을 탑승해 진행할 예정이다. 1단계를 통과한 컨소시엄이 참여하며 기간은 내년 7월부터 2025년 6월까지로 계획돼 있다.
더해서 정부는 사업 범위를 비수도권으로 확대, 2~3개 도시를 시범지역으로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달부터 UAM 지역 시범사업 관련 사전 타당성 검토 연구를 시작해 내년 상반기까지 구체적인 사업 추진 방안을 마련한다는 것.
대구시는 연구용역으로 도출하는 UAM 연계 미래모빌리티 산업육성 전략수립을 토대로 UAM 시범지역 선정에 도전할 방침이다. 지난 20일에는 전국 산·학·연·관 전문가 23명이 참여하는 '대구 UAM 육성협의회'를 구성했다.
대구 UAM 연계 미래모빌리티 산업육성 전략수립 연구활동에 참여하는 전문가 집단이다. 정부 주도 '한국형 UAM 실증사업'에 참여하는 SK텔레콤과 한화시스템, 한국공항공사도 동참했다.
협의회 위원장을 맡은 이승대 대구시 혁신성장실장은 "대구가 UAM 선도도시로 부상하는 견인차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2030년 대구경북 신공항 개항에 발맞춰 UAM을 상용화하고 산업 기반을 구축하도록 힘을 모을 것"이라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