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억5천만원 바나나 작품 먹은 서울대생…"아침 안 먹어 배고파서"

2019년 아트 바젤 전시에 이어 두 번째
리움미술관, 별도 손해배상 청구 않기로

리움미술관에 전시중인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리움미술관에 전시중인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코미디언'. 연합뉴스

벽에 바나나를 붙인 1억5000만원(12만달러)짜리 현대 미술 작품을 관람객이 먹어버린 일이 발생했다. '2019 아트 바젤' 전시에 이어 두 번째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한남동 리움미술관 측은 "27일 점심쯤 한 남성이 벽에서 바나나를 떼어 먹고 껍질을 붙여놨다. 새 바나나를 다시 붙였고, 남성에겐 별도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나나를 먹어치운 남성은 서울대 미학과에 재학 중인 A씨다.

그는 왜 바나나를 먹었는지 묻는 미술관 측의 물음에 "아침을 안 먹고 와서 배가 고파서"라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작품을 훼손한 것도 어떻게 보면 작품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현대미술을 보면 이런 기획은 없었던 것 같아서 장난삼아서 한 번 붙여놓고 나왔다. 사실 먹으라고 붙여놓은 거 아닌가"라고 전하기도 했다.

해당 작품은 '코미디언'이다. '미술계의 이단아'로 불리는 이탈리아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은 흰 벽에 은색 테이프로 바나나를 고정한 뒤 이같은 이름을 붙였다.

이태원에 소재한 리움미술관은 지난 1월 30일부터 카텔란의 화제작 '코미디언'을 전시하고 있다. 흰 벽에 은색 테이프로 바나나를 고정하고, 2~3일에 한 번씩 신선한 바나나로 교체하면서 전시를 유지한다.

작품 '코미디언'은 지난 2019년 세계 최대 미술 장터 '아트 바젤'에서 한화로 1억5000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해당 작품은 '2019 아트 바젤' 마이애미에서 열린 첫 전시 당시 한 행위 예술가에게 먹히기도 했다. 당시 아트 바젤 측도 새 바나나로 교체한 뒤 손해배상을 청구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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