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박 7일 간의 미국 국빈 방문 일정을 마무리한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후 귀국한 가운데 여야는 이번 방미 외교 성과를 두고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한·미 핵협의그룹(NCG) 출범과 미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정례화를 핵심으로 하는 4·26 '워싱턴 선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과대 포장으로 여론을 호도했다"고 깎아내린 반면 국민의힘은 "제2의 한미상호방위조약"이라고 평가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번 미국 방문은 빈손 외교를 넘어 대국민 사기 외교로 막을 내렸다"며 "정부·여당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야 한다. 자기 마취와 과대평가, 여론 호도에서 빠져나오기 바란다.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한 국민의 냉정한 평가를 직시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워싱턴 선언과 관련 "정상회담 직후 우리 정부가 사실상 핵 공유라고 하자 미국 측에서 단박에 아니라고 반박했다. 당황한 대통령실은 '심리적 안정감을 강조한 것' '핵 공유가 느껴질 것'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며 "핵인지 감수성이라는 신조어마저 등장할 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워싱턴 선언이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보다 실효성이 있다는 윤 대통령의 주장도 과대 포장으로 여론을 호도한 것에 불과하다"며 "전술핵 배치가 골격인 나토식 핵 공유보다 한반도 내 핵무기 재배치가 불발된 워싱턴 선언이 어떻게 북핵 대응에 더 효과적인지 납득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반도체 지원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우리 경제의 미래 산업 향배가 걸린 사안은 해결된 게 아무것도 없다"며 "도청 문제에 대해서는 텅 빈 쇼핑백만 들고 돌아온 모습에 국민들은 허탈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회 국방위원회 국민의힘 간사 신원식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953년 이승만 대통령과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재건과 '구냉전' 승리를 위한 방정식을 만들었고, 2023년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대한민국 재도약과 '신냉전' 승리 방정식을 다시 만들었다"고 호평했다.
신 의원은 "70년 전 시작된 냉전과 30년 전 시작된 탈냉전 시대가 그랬듯,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본격 개막한 신냉전 역시 대한민국이 선택할 수도 거부할 수도 없는 세계사적 흐름"이라며 "국익 극대화의 관점에서 최대한 신속하게 적응해나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다.
그는 "이승만 대통령은 벼랑끝 전술을 쓰면서 대한민국을 유럽과 같은 역내 균형전략의 대상으로 만들었고, 한미동맹은 냉전기 대한민국의 안전과 번영의 원천이 됐다"며 "워싱턴 선언은 한미관계를 핵 파트너로 도약시켜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평화와 번영을 보장하는 '제2의 한미상호방위조약'"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신냉전 시대 자유주의 블록과 권위주의 블록의 최전선이 한반도로, '중립외교'와 '전략적 모호성'이 아직도 유효하다고 믿는 야당은 시대 변화를 읽지 못한 우물 안 개구리"라며 "탈냉전 시대에는 현명한 전략이었지만, 신냉전이 시작된 지금은 시대착오적 탁상공론"이라고 야당 주장에 반박했다.
[{IMG02}]한편 미국 보스턴에서 마지막 일정을 소화한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윤 대통령 귀국에 맞춰 한·미 동맹을 강조하는 글과 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국경이 아니라 신념을 공유하는 데서 태어났다"면서 "(그 신념은) 민주주의와 자유, 안보, 특히 무엇보다 자유"라고 썼다.
그는 또 윤 대통령 국빈 방미 기간 중 모습들을 담은 1분 42초 짜리 동영상을 글과 함께 올리며 양국 동맹을 강조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