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FOMC 금리 0.25%p 인상…한은, 25일 어떤 결정 내릴까?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디폴트 시 미국 경제에 불확실하고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디폴트 시 미국 경제에 불확실하고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하면서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역대 최대인 1.75%p까지 벌어졌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오는 25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5.4원 내린 1,322.8원에 장을 마쳤다. 개장 때부터 이 같은 조짐을 보였다. 전 거래일보다 3.2원 내린 1,335.0원에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장중 1,320.9원까지 내려가는 모습도 보였다. 2일 장중 환율이 1,342.9원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경신했지만 2거래일 만에 크게 떨어진 것이다.

이 같은 환율 하락은 시장이 연준의 긴축 정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고 판단한 영향으로 보인다. 간밤에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베이비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25%p 인상)을 단행했다. 이로 인해 한국(3.50%)과 미국(5.00∼5.25%)의 금리 격차가 1.50~1.75%p로 벌어졌다. 이는 사상 최대 격차다.

그럼에도 FOMC 정책결정문에서 '추가 긴축을 예상한다'는 문구가 보이지 않자 연준이 통화정책 완화로 분위기를 선회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적어도 연속적 금리인상의 시대는 끝났다는 의미이며 당분간 그간의 금리인상 효과와 은행 파산 사태의 경로를 점검하겠다는 시간을 가지겠다는 것"이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환율 안정을 장담할 수는 없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 화폐)가 아닌 원화로서는 기준금리 격차 확대로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의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미국 금리가 높은데 굳이 한국에 달러를 저축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퍼스트리퍼블릭이 유동성 위기에 못 이기고 JP모건체이스에 인수되는 등 미국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달러화를 비롯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키울 수도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3월 중 외국인 주식 투자 자금은 17억3천만 달러가 순유출됐다. 순유출은 한국 주식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들어온 자금보다 많았다는 걸 나타내는데 순유출액은 당시 원·달러 환율(1,301.9원) 기준으로 약 2조2천523억원 규모다.

외국인 국내 채권 투자 자금은 지난해 12월(27억3천만 달러)부터 올해 1월(52억9천만 달러)까지 대규모 순유출됐다. 이는 한국은행이 관련 집계를 시작한 1999년 4월 이후 역대 최대 규모 순유출이다. 2월에도 5억2천만 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이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회의 참가자들은 "내외 금리차가 확대된 상황에서 금융·외환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질 가능성과 함께 시장 교란행위 및 쏠림 현상 등에 의한 변동성 확대 우려가 상존한다"며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현 상황에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뜻을 모았다.

그럼에도 한국은행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까지 내려온 데다, 0% 가까운 분기 성장률이 이어지는 상황에 금리를 인상하면 경기 둔화 추세와 금융 불안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통화정책 결정까지 남은 3주 동안 원·달러 환율 급등 등의 상황이 벌어진다면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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