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지현 "개딸 변질돼 극성 팬덤정치, 이준석 여성혐오 정치 용서 못 해"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 비상대책위원장 페이스북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 비상대책위원장 페이스북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 비상대책위원장 페이스북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 비상대책위원장 페이스북

자신의 정치 에세이 '이상한 나라의 박지현' 발간을 매개로 현재 전국 북콘서트를 소화하고 있는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1일 세종시 청자장 복합문화공간에서 가졌던 세종 북콘서트 후기를 16일 전했다.

박지현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9시 13분쯤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려 세종시 현안 관련 토론이 이어졌다고 전하면서, Q&A(질문과 대답) 과정에서 '청년정치' '개딸(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여성층 강성 지지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여성혐오 논란' 등에 대해서도 다뤘다고 밝혔다.

여기서 후자(Q&A)는 박지현 전 위원장의 현재 생각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등 기성 정치권의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실정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6월 1일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전국지방선거와 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6월 1일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전국지방선거와 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현 전 위원장은 우선 '인맥위주 한국정치 동원위주의 청년정치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의에 "비대위원장을 하는 시간 동안 동원정치와 인맥정치의 문제점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답했다.

그는 "실력이 아니라 인맥에 기대는, 인맥 정치의 문제의식을 정말 많이 느꼈다"면서 "솔직히 저도 청년동원용으로 비대위원장이 된 사람"이라고 털어놨다. 박지현 전 위원장은 "당 이미지 쇄신을 위해 저를 앉혔고 쇄신하라 해서 목소리 냈더니 욕을 먹었다. 당내 청년 정치인들이 '너는 의자도 안 날라본 게 무슨 청년 정치인이냐' 한 적도 있는데, 의자 나르는 것이 청년 정치인의 본분은 아니지않는가. 청년들이 할 일은 그저 의자 나르는 일이라는 그들의 인식을 보며 실망이 컸다"고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시기를 떠올렸다.

이어 "그런 그들이 기성 정치인이 된다면, 또 다른 청년 정치인들에게도 '너네는 의자 나르라'고 하지 않겠나?"라고 물으면서 "청년 정치인을 동등한 정치인으로 존중하며 목소리를 들을 생각을 해야지, 마땅하다는 듯 허드렛일을 시키는 악습을 물려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기존 정치인들과 똑같이 되지 않는 청년 정치인들이 많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 비상대책위원장 페이스북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 비상대책위원장 페이스북

▶또 '내 나이가 60인데 내딸은 몰라도 개딸 소리는 처음 듣는다. 팬덤정치 극복할 방법은?'이라는 질의에 박지현 전 위원장은 "지금 '개딸'이라는 용어는 많이 변질됐다"며 "기존 4050분들이 개딸이라는 단어 뒤에 숨어 극성 팬덤 정치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팬덤의 목소리가 곧 당의 목소리라고 생각하고 그게 투영되지 않았을 때 문자폭탄, 폭력을 저지르면서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팬덤 정치는 결국 당내 민주주의를 해치는 행위이다. 당에서 단호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도부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 팬덤에 기생해서 후원금이나 사이버렉카를 이용해서 정치생명 연장하려는 정치인들 행태를 제재하는 것도 너무 필요한 일"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박지현 전 위원장은 '민주당이 성평등하고 민주적인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는 "민주당을 성평등하고 민주적인 정당으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지금 정치권은 그러지 않은 분들이 더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저는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파이(규모)가 커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022년 5월 2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환영 만찬에 참석한 당시 기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등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2년 5월 2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환영 만찬에 참석한 당시 기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등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대선 시즌쯤부터 자신과 함께 양당 청년정치의 핵심 인물로 부상했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그간 꾸준히 제기된 질문으로 '이준석처럼 여성혐오를 하는 정치인과도 연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였다.

이에 대해 박지현 전 위원장은 "이준석 전 대표는 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어려움을 정치가 해결해야함에도 젠더를 갈라치기하고, 혐오 정서를 정치에 이용한 것"이라고 규정하면서 "용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지현 전 위원장은 "현재 그가 '청년 정치'에서 상징성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그는 청년 정치인이라는 정체성을 망가뜨려버렸다. 또, 성매매 의혹 역시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솔직히 '이런 사람과 연대를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제가 일반인이었다면 생각조차 하지 않고 외면했을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저는 정치인이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정치를 수행해야 한다. 제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 해도 대화하고 협상해야만 한다. 그것이 개인이 아닌 정치인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그(이준석 전 대표)가 정치적 생명이 다 하지 않는 이상, 이 정치권에서 계속 볼 인물이라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충분히 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고(故) 노회찬 의원은 '지구에 외계인 쳐들어오면 일본과도 연대할 수 있지 않겠냐' 하셨다"고 과거 노회찬 전 의원이 MBC 100분 토론에서 밝혔던 주요 어록을 언급, "기득권 정치를 타파하기 위해서 다른 정치를 국민 앞에 보여드리려는 모습, 그러니까 지금의 기득권과는 다르게 우리는 대화와 타협을 해가는 모습 분명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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