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23 매일 시니어문학상 수상작] 시 부문 '대머리 족보' - 박희곤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준서는 밀성 박 씨 대종공파 19대 종손이다


시험관 애기로 태어나 내년에는 초등학교에 입학할 예정이다


모유를 먹고 자랐지만 혈액암 투병으로
머리칼이 모두 빠져버렸다


학교가면 친구들이 대머리라고 놀리면 어쩌냐! 는 준서에게
엄마는 머리칼은 이빨 같이 빠지면 또 난다고 달래었다


시무룩하고 토라져 있는 아들을 보다 못한 아빠는
머리를 깎아 함께 대머리가 되었다


서로 대머리를 만지며 깔깔 웃는다


학교에 입학할 3월이 다 되어가도 나지 않는 머리칼
눌러쓴 모자를 들고 울고 있는 준서
원래 반 대머리였던 늙은 할아버지도 완전 대머리가 되었다


입맛 없어 하는 준서를 위해 오늘 저녁은 국밥집에서
웃고 있는 대머리 돼지국밥을 먹는다


어쩌면 준서가 짧은 여행을 끝내기 전


긴 머리칼 삭발하고 창이 둥근 모자를 쓴 3대가
대머리 국밥에 새우젓 대신
연신 콧물과 눈물로 간을 한다


모자 대신 가발을 쓴 준서 엄마는 힘없이 숟가락만 젖고 있다

박희곤
박희곤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오는 23일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인 '공취모'가 출범하는 가운데, 민주당 내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1...
대구에서는 자산·소득 양극화에 따라 소비가 초저가와 초고가 제품으로 양분되는 흐름이 뚜렷해지며, '다이소'가 매장 수를 늘리고 성장세를 보이...
서울행정법원은 학부모 A씨가 초등학생 자녀의 수행평가에 이의를 제기하며 교사에게 인신공격적 표현을 사용한 행위가 교육활동 침해에 해당한다고 ...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