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머리가 어질어질…정확한 원인 찾아야 하는 '어지럼증'

어지럼증 원인…이석증·전정신경염, 뇌졸중, 기립성 저혈압 등 다양
뇌졸중 등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빠른 진단·치료 중요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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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은 인체의 평형 기능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으로 구역, 보행 장애 등을 유발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흔한 증상인 만큼 철분제를 복용하면서 나아지기를 무작정 기다리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귓병뿐만 아니라 신경과와 내과를 비롯해 안과적 질환도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뇌 문제로 생긴 중추성 어지럼증은 신속하게 원인을 밝혀내고 치료를 받지 않으면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 어지럼증의 원인은?

어지럼증의 원인은 크게 ▷말초전정계(귀) 질환인 양성 돌발 두위현훈(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내이염 ▷중추신경계 질환인 뇌졸중, 편두통성 어지럼증 ▷내과 질환인 내분비 질환, 자가면역성 질환, 기립성 저혈압, 허혈성 심질환, 갑상선 질환 ▷안과 질환 ▷정신·심리적 문제인 불안, 우울, 공황장애 ▷외상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석증·전정신경염·메니에르병

이석증은 귀 안에 있는 이석이 이석기관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귀 안에서 돌아다니면서, 머리의 움직임에 따라 눈 떨림(안진) 및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뒤반고리관이 자극되는 자세 변화인 눕거나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높은 곳의 물건을 꺼내려고 고개를 갑자기 들 때, 신발 끈을 묶거나 바닥의 물건을 잡으려고 고개를 갑자기 숙일 때 어지럼이 발생한다.

전정신경염은 귀 안에 있는 전정신경(균형에 대한 신호를 속귀(내이)에서 뇌로 전달하는 신경)의 기능이 저하되어 발생하는 질환으로 이석증 다음으로 흔하다. 한 쪽 귀(문제가 생긴 쪽 귀)로 몸이 기울어지는 것 같고, 갑자기 심한 지속적인 회전성 어지럼증, 구역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정면을 응시할 때 한 쪽(정상 귀 쪽) 방향으로 눈이 떨리는 자발성 안진이 있고 눈 떨림 방향(정상 귀 쪽)으로 눕거나 눈을 감으면 증상이 완화된다.

메니에르병은 속귀의 내림프액이 늘어나면서 ▷회전성 어지럼증이 20분 이상 지속·반복적으로 발생하거나 ▷이명(귀울림) ▷귀충만감(귀가 꽉찬 느낌) ▷변동성 청력 저하(환자의 80%는 한 쪽 귀, 20%는 양 쪽 귀)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4가지 증상 중 1, 2가지 증상만 있을 수도 있다.

◆뇌졸중과 기립성 저혈압

다른 신경학적 증상 없이 48시간 이상 지속되는 어지럼증만으로 내원한 50~75세 사이의 환자 중 25% 정도에서 소뇌경색이 관찰되며, 소뇌경색의 약 10%에서는 다른 신경학적 증상 없이 어지럼증 증상만 있다는 보고가 있다.

박승권 곽병원 신경과 과장은 "일반적으로 ▷고령이나 뇌졸중의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에게서 갑자기 어지럼증이 발생하거나 수분간 지속되는 어지럼증이 반복되는 경우 ▷어지럼증과 함께 심한 두통이 발생하는 경우 ▷방향이 바뀌는 눈떨림이 동반되는 경우 뇌졸중에 의한 어지럼증을 의심할 수 있다"며 "마비나 감각 이상, 발음 곤란, 복시(물체가 겹쳐보임) 등이 관찰되면 신속하게 병원에 내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상적인 사람은 갑자기 일어나도 몸의 자율신경계의 기능을 통해 혈압이 유지되지만, 기립성 저혈압 환자는 혈압이 유지되지 않아 어지럼증이 생긴다. 일어설 때 순간적으로 핑 도는 증상이 나타나며 걸어가는 순간 어지럼증이 발생하거나 실신을 하게 된다. 안정 시 혈압과 기립 후 3분까지 혈압을 재서 수축기 혈압이 20mmHg 이상 떨어지거나 이완기 혈압이 10mmHg 이상 떨어지면 기립성 저혈압으로 진단한다.

◆ 어지럼증의 치료

이석증(양성돌발두위현훈)의 경우 검사를 통해 이석이 반고리관의 어디로 흘러 들어갔는지 확인하고, 머리를 움직여 이석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보낸다. 치료 시간은 5분도 걸리지 않고 이석이 제자리로 돌아가면 어지럼증이 사라진다. 자연적으로 치료되지 않는다면 약물 치료를 단기간 실시하기도 하며, 드물지만 회복이 안 되는 경우 후반고리관의 신경을 절단하는 수술을 할 수도 있다.

전정신경염의 경우 보존적인 치료 후 증상이 약해지면 환자가 어지러움에 익숙해지고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운동을 병행하는 전정 재활 치료를 실시한다. 메니에르병은 악화와 완화를 반복하므로 예방적 치료가 중요하다. 식이요법, 이뇨제, 혈류개선제 등을 통해 치료하며,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내림프낭 감압술, 전정신경 절단술, 약물 미로 절제술 등의 수술을 실시하기도 한다.

기립성 저혈압의 경우 먼저 최근 복용한 약물을 검토해 보고 담당 의사와 약물에 대해 상의를 해야 한다. 이 밖에 뇌졸중으로 진단되면 혈전 용해제, 항응고제, 항혈소판제제, 혈관성형술, 스텐트 삽입술 등으로 골든타임 내에 치료받아야 한다.

박승권 곽병원 신경과 과장
박승권 곽병원 신경과 과장

◆ 어지럼증 환자의 생활 수칙 및 예방법은?

일반적으로 급성 어지러움 발작기에는 우선 안정이 필요하다. 환자는 취할 수 있는 가장 편안한 자세를 취하고, 갑작스러운 머리와 몸의 움직임을 피해야 한다.

증상이 조금 회복되면 조금씩 운동을 해서 쉬고 있던 몸의 평형 기능을 훈련시켜야 한다. 다만 무리하지 않아야 하고, 환자가 갑자기 쓰러지면서 큰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보호자가 주변을 지키도록 해야 한다. 박 과장은 "어지럼증 발작을 예방하려면 특히 정신적으로 과로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금연 및 저염식 생활을 습관화해야 한다"며 "필요에 따라 혈류 개선제나 소량의 신경안정제를 전문의와 상의 후 투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도움말 박승권 곽병원 신경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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