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폭염 속 가축 폐사 막아야"…경북도, 축산농가 피해 예방 안간힘

6월부터 폭염대책반 꾸려 주의보·경보 등 폭염특보 수위 따라 단계별 대응 중
선풍기·분무, 사료첨가제, 비상발전기 등 지원사업도 조기시행…2일까지 폭염 폐사 '0건' 유지

농장주가 폭염에 지친 소들의 안전을 위해 축사에 물을 분무해 주고 있다. 마경대 기자
농장주가 폭염에 지친 소들의 안전을 위해 축사에 물을 분무해 주고 있다. 마경대 기자

소 값 하락과 사료 값 폭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축산 농가에 폭염이라는 불청객까지 덮쳐 축산 농가들이 3중고를 겪고 있다.

2일 경북 영주시 조와동 진영농장. 300마리의 소를 사육하는 이 농장은 폭염에 지친 소들에게 다양한 방법을 동원, 무더위를 식혀주고 있었다.

축사 천장에서는 대형 선풍기가 쉴새 없이 돌아갔고, 인부들은 지하수와 연결된 긴 호스를 축사 앞까지 끌어다 안개 분무를 뿜어내고 있었다.

농장주 황인국(33) 씨는 "하루 중 가장 더운 오후 2~3시면 소가 더위를 먹지 않게 물통의 물을 시원한 지하수로 교체하고, 선풍기도 24시간 가동한다. 건초에는 비타민제를 섞어 먹여 건강을 관리한다"며 "큰 소들은 더위를 먹으면 사료를 못 먹고 송아지들은 앉아서 헥헥 거린다. 폭염으로부터 가축을 지키려면 끊임없이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3개월 미만 송아지들은 더위를 많이 타 하루 수 차례씩 물을 뿌려주고 있다"며 "소 값 하락, 사료 값 폭등, 수해 피해, 폭염까지 겹치면서 사람도 지치고 소도 지쳤다"고 전했다.

경북 한우 농가 축사 모습. 경북도 제공
경북 한우 농가 축사 모습. 경북도 제공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전날 오후 4시까지 폭염으로 인해 국내 가축 15만3천307마리가 폐사했다고 발표했다. 축종별로는 가금류 14만4천79마리, 돼지 9천288마리다.

경북에서도 폭염특보 기간 폐사한 가축 행정집계는 '0마리'지만, 지난 6월 이후 민간 보험사가 집계한 '폭염 추정 사고' 재해보험금 신청 사례는 농가 118호에서 모두 1만1천236마리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은 양돈농가(돼지) 149호 1천633마리, 양계농가(닭) 9호 9천603마리다.

경북도 축산농가 폭염대책반은 폭염특보 상황에 맞춰 단계별로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폭염주의보가 2일 이상 발생하면 시군이 각 지역 축산농가에 '가축 관리에 유념해야 한다'는 내용의 대응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또 폭염경보가 3일 이상 이어질 경우 경북도가 직접 도내 농가 2만1천호에 대응을 요청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폭염이 장기간 지속할 때는 축종별 축산협회(한우, 낙농육우, 양돈, 양계 등)도 동참해 회원 농가 등에 상황별 가축관리 요령을 알린다.

아울러 축산분야 피해예방 지원사업 4개를 일찍부터 시행하고 있다.

각 사업은 ▷축사 대상 폭염 피해 방지(소·대형 선풍기 지원, 축사 단열처리, 안개 분무시설) ▷가축재해보험 가입 농가 폭염 피해 시 보험료 지원 ▷가축 면역강화용 사료첨가제 지원 ▷농가 정전 시 송·환풍을 돕는 비상발전기 지원 등으로, 모두 182억원 규모다.

권오성 경북도 축산정책과장은 "폭염이 장기화하면 재산피해가 커질 수 있다.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각종 지원책을 널리 알리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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