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납품업체' 갑질로 올리브영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면서 올리브영에 입점했지만 다른 유통채널로 판로를 넓히지 못하는 중소 업체들이 적지않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유통업계에서 CJ올리브영이 특정 협력사와 계약에서 '다른 채널에 상품을 납품할 수 없다'는 취지의 독소조항을 포함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실제 올리브영이 밀고 있는 수많은 중소 뷰티 제품들은 올리브영과 일부 오픈마켓에서만 찾을 수 있는 반면, 쿠팡을 포함해 다른 온오프라인에서 찾기 어려운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다.
올리브영이 쿠팡을 포함해 다른 업체에 자사에 입점한 중소 뷰티 업체들의 물건 납품을막 은 정황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찾을 수 있다. CJ올리브영은 올 초 '연매출 100억' 브랜드 38% 늘었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연 매출 100억원을 넘긴 브랜드 수는 21개이고 이 가운데 중소기업은 19개로 올리브영과 함께 협업해 인지도와 경쟁력을 높여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당 자료에서 성공사례로 언급한 여러 업체들의 상품을 검색해본 결과, 상당수 업체의 브랜드 제품은 올리브영과 일부 오픈마켓에서만 팔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업체가 하는 선크림 브랜드는 올리브영 자사몰과 해당 업체의 자사몰, CJ온스타일과 일부 오픈마켓에서만 찾을 수 있었다.
립밤 브랜드로 인기가 높은 B업체 역시 올리브영을 비롯한 오픈마켓과 해당 업체 자사몰에서만 팔았다.
이 밖에 올리브영이 언급한 주요 '중소기업 성공사례'의 판로는 올리브영 외 다양한 유통채널에서 찾기 어려웠다.
문제는 올리브영이 업체의 타 채널 납품 거절을 막는다는 의혹은 쿠팡은 물론이고, 제품을 제조사로부터 직매입을 하는 주요 오프라인 대형 마트에도 적용된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는 것이다.
직매입 유통업체가 직접 뷰티 제조사의 물건을 사들일 경우, 직접 가격을 설정할 권한이 생긴다. 만약 올리브영이 C업체의 제품을 1만원에 파는데, 경쟁 유통사에서 C사 제품을 9000원에 팔면 올리브영 입장에서 고객을 빼앗기게 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영이 특정 파트너사와 단독 기획상품을 만들고, 이를 빌미로 다른 채널에 진출을 막는 것은 뷰티업계의 흔한 관행"이라며 "사실상 올리브영과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유통사들이 가격을 좌지우지하지 못하게 막은 것 아니냐"고 했다.
실제 최근 논란이 된 올리브영과 협력업체와 납품을 제한한 문구가 담긴 계약서에서도 쿠팡 말고 대형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올리브영이 납품업자에게 배타적인 거래를 강요하거나 사업자의 거래를 방해하는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리브영은 국내 1위 헬스앤뷰티(H&B) 기업으로, 시장점유율이 지난 2020년 52.5%에서 올 1분기 71.3%(점포수 1316개)로 상승하며 국내 H&B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상태다.
올리브영은 쿠팡에 제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에게 매장 축소·거래중단·자사 프로모션 행사 혜택 축소·비인기 상품 납품 허용 등 제한을 건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문제 때문에 뷰티업체들은 올리브영 외 다른 채널 입점을 할 수 없어 매출 및 투자 확대에 적지 않은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주요 유통업체에서 한달에 월 수십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데도 올리브영의 눈치를 살펴 납품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올리브영은 현재 랄라블라, 롭스 등 경쟁 H&B 오프라인 스토어에 상품을 공급하지 않도록 납품업체에 독점 거래 등을 강요한 의혹으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올리브영에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조항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7일 국내 주요 유통업체와 납품업체 7000여곳 대상으로 상대 유통업체 진출을 방해한 사실이 있는지 등에 관한 실태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영에 입점한 브랜드 가운데 실제 타 채널에 얼마나 팔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공정거래법상 위반이 아닌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올리브영 커뮤니케이션팀 측은 "타 업체 판매 시 사전협의 해야 한다는 등의 조항을 계약서에 넣지 않았다"며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한편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오늘 공정위에 올리브영 신고 건에 대한 갑질 정황 및 증거 등 추가적인 자료를 제출 한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료에는 언론에 공개된 계약서건을 포함해 다수의 불공정 사실이 포함 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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