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강력한 처벌 경고에도 멈추지 않는 살인 예고...이번엔 공항 폭탄 테러 예고글

여름 휴가철 맞아 공항 찾은 시민들 "반복된 살인예고에 불안감 극에 달해"
경찰 "폭발물 혐의점은 없어…공항, 기차역 등 다중 밀집 지역 수색 계속 진행"
한동훈 장관 "흉악범에 대한 물리력 행사 정당방위 적극 검토해야"

7일 대구국제공항 여객청사에서 경찰특공대원들이 테러와 강력범죄에 대비해 순찰을 하고 있다. 전날 밤 대구공항에 폭탄 테러를 하겠다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경찰이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으나 실제 위험물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7일 대구국제공항 여객청사에서 경찰특공대원들이 테러와 강력범죄에 대비해 순찰을 하고 있다. 전날 밤 대구공항에 폭탄 테러를 하겠다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경찰이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으나 실제 위험물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지난 6일 오후 11시 16분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대구공항 폭탄 테러와 살인예고에 관한 게시글이 올라온 가운데, 경찰이 대대적인 수색 작업에 나섰다. 김주원 기자
지난 6일 오후 11시 16분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대구공항 폭탄 테러와 살인예고에 관한 게시글이 올라온 가운데, 경찰이 대대적인 수색 작업에 나섰다. 김주원 기자

7일 오후 2시쯤 찾은 대구국제공항 입구는 경찰특공대 장갑차와 기동대 버스, 순찰차 등이 나란히 모여 있었다. 삼엄한 분위기 속에서 권총과 소총, 방검복 등으로 무장한 경찰특공대원과 기동대원은 공항 내‧외부를 다니며 수색 작업을 진행했다. 전날 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테러와 흉기 난동을 예고하는 게시글이 작성됐기 때문이다.

친구와 함께 제주도행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던 이재연(23) 씨는 "공항에 경찰분들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모처럼 떠나는 여행인데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닌가 싶어 친구에게 사진도 찍어서 보냈다"며 "계속해서 흔히 말하는 묻지마 범죄가 일어나고 있는데, 예고글도 심심찮게 올라오니 불안한 마음이 너무 크다"고 우려를 표했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이용객이 늘고 있는 대구국제공항에서 폭탄 테러와 흉기 난동을 예고하는 온라인 글이 등장하자 경찰이 특공대와 기동대 등을 투입해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다. 공항을 찾은 시민들은 당황한 기색과 함께 불안한 눈빛이 역력했다.

7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11시 16분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대구공항 폭탄 테러를 예고하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에는 "폭탄 설치를 마쳤고 9일 오후에 차로 밀고 들어가서 흉기를 휘두르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폭발물 처리팀을 급파해 대구공항 수색팀과 합동 수색에 나섰고 경찰‧군‧국정원 등이 모여 테러 가능성을 확인한 결과 테러 의심점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관련 글 삭제를 요청하고 게시자를 추적하고 있다. 지난 5일에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칼부림을 예고하는 글이 올라와 시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경찰 관계자는 "반복된 살인예고로 인해 시민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허위 게시글에 대해서는 명백한 범죄 행위로 보고 엄정하게 처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은 이날 오전 7시 기준 전국적으로 살인 예고글 187건을 확인했다. 이 가운데 59명을 검거하고 3명을 구속했다. 경찰이 검거한 피의자 가운데 절반 이상(34명·57.6%)이 10대 청소년으로 확인됐다.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에 확산하는 살인 예고글에 영향을 받은 청소년들이 무분별하게 따라 쓴 것으로 보인다.

흉악범죄가 잇따르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경찰 등의 물리력 행사에 정당행위‧정당방위를 적극 검토할 것을 검찰에 지시했다. 한 장관은 "흉악범 제압 과정에서 사용한 물리력 행사는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 '위법성 조각 사유'에 충분히 해당한다"며 "검찰은 물리력을 행사한 경찰과 일반시민에게 위법성 조각 사유와 양형 사유를 더욱 적극적으로 검토해 적용해 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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