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졸행원부터 KB금융회장까지 '윤종규', 아름다운 용퇴...차기 후보는?

차기 회장 후보군 1차 숏리스트 앞두고 용퇴 결정...경선서 제외, 11월 20일 임기는 예정대로
2014년 취임 후 1등 금융그룹 목표...9년간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변화하며 리딩 금융 입지 공고히 해
차기 회장 후보군 내외부 인사 20명 압축...현재로서는 내부 출신 유력 전망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용퇴를 결정했다. 2014년 11월 회장 취임 후 9년간 노력으로 KB금융을 리딩 금융으로 성장시킨 장본인이지만, 연임을 포기하고 현재 임기까지만 자리를 지키기로 결정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규 회장은 지난 6일 KB금융그룹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통해 네 번째 연임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초 윤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결국 용퇴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윤 회장은 KB 금융 차기 최고경영자(CEO) 경선에서 제외된다. 임기는 예정대로 11월 20일에 마친다.

50년간 금융인으로 살아온 윤 회장에게는 많은 수식어가 따른다.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것은 '고졸 신화'다. 각계에서 많은 인물들이 고졸 신화를 써왔지만, 윤 회장의 이야기는 더 주목을 받는다.

윤 회장은 1955년 전라남도 나주에서 태어나 1973년 광주상업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졸업과 동시에 고졸 행원으로 한국외환은행에 입사했다. 주경야독하며 입학 7년만인 1982년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그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행원 생활을 하며,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하고 제25회 행정고시 2차 시험까지 합격했다. 당초 공직에 나설 마음을 가졌지만, 행시 최종 면접에서 탈락했다. 시위 전력이 있었기 때문.

윤 회장은 이후 회계사로서 커리어를 쌓아나갔다. 1999년에는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자리까지 오르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또 식지 않는 학구열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석사, 성균관대학교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회계분야에서 승승장구하던 윤 회장이 KB금융맨이 된 배경으로는 고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의 안목이 꼽힌다.

2002년 김 전 행장이 삼일회계법인 부대표로 일하던 당시, 김정태 전 행장은 수차례 설득을 통해 윤 회장을 영입했다. 당시 그의 나이 47세, 국민은행 재무전략본부장 부행장으로 고향과도 같은 은행 업계에 돌아왔다.

2010년에는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에 올랐고, 2014년에 회장에 선임돼 현재까지 직을 이어가고 있다.

윤 회장의 성과로는 단연 리딩 금융 1위 탈환이 꼽힌다. 윤 회장 취임 당시 KB금융은 신한금융그룹에 밀려 2위를 지키고 있었다. 취임사를 통해서도 '리딩 금융그룹의 자긍심 회복'을 첫 목표로 선정했다.

그는 3년 만인 2017년 KB금융 역사상 첫 3조원대 순이익을 기록한 것은 물론, 1위를 탈환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2연 연속 4조원대 당기순이익을 거두기도 했다.

1등 금융이라는 왕관 이면에는 윤 회장의 노력이 존재했다. 그는 임기 동안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했고, 현재는 신한금융과 함께 리딩 금융 양강구도를 갖추게 됐다.

윤 회장은 수익 실적 외에도 취약계층과 비인기 스포츠 종목, 문화 등 사회 사각지대에 대한 지원도 늘리며 올해까지도 다양한 포용금융 활동을 펴고 있다.

김경호 KB금융 회추위원장은 이번 윤 회장의 용퇴와 관련해 "윤 회장이 취임 시 꿈꿨던 KB의 모습을 어느 정도 이뤘기에 안정적인 지배구조와 효과적인 경영승계 시스템이 잘 작동함을 보여줄 시기가 됐다는 의사를 연초부터 이사회에 비쳐왔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KB금융이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리딩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역량 있는 분이 후임 회장에 선임되길 바란다"고 회추위 측을 통해 밝혔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한편, 차기 KB 금융 회장 후보로는 내부 출신이 유력할 것으로 꼽힌다. 다만 롱리스트는 내·외부 합쳐 약 20명이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출신 유력 후보로는 허인·양종희·이동철 KB금융 부회장이 거론되고 있다.

KB금융 회추위는 오는 8일 차기 회장 숏리스트 1차 후보군을 선정한 뒤, 29일 1차 인터뷰와 심사를 진행한다. 이후 2차 숏리스트를 3명으로 압축하고, 9월 8일에는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가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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