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도시철도 1호선 연장노선 역명에 “대학 미래 달렸다”

경일대, 호산대, 대구가톨릭대 "하양 2개 역명을 대학명으로"…주민 의견 수렴 등 거쳐 역명 9월 내 확정
경산 "여전히 신중"… 대구 동구 "곧 제출"

대구도시철도 1호선 안심~하양 연장 구간의 토목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 들었다. 총 8.89km 구간의 1호선 경산 하양 연장 공사는 내년 12월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지난 4월 경북 경산시 경일대학교 앞에 1호선 정차역사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모습.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대구도시철도 1호선 안심~하양 연장 구간의 토목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 들었다. 총 8.89km 구간의 1호선 경산 하양 연장 공사는 내년 12월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지난 4월 경북 경산시 경일대학교 앞에 1호선 정차역사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모습.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대구도시철도 1호선 연장구간 개통이 내년 연말로 예측되면서 다음 달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역명에 인근 대학들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 대구 동구와 경산 하양에 들어설 3개 역사 중 2개가 하양에 있는 대학과 지척에 있어서다.

경일대, 호산대, 대구가톨릭대는 역명에 대학명을 직접적으로 넣어주길 바라고 있다. 2호선 영남대역과 계명대역, 1호선 교대역이 대학명을 역명으로 삼은 걸 복기한다. 인지도 상승은 물론 지역거점으로 상징성까지 누리는 효과가 있다는 판단이다.

대구교통공사는 대구 동구청과 경산시에 이달 말까지 대구도시철도 1호선 연장구간 신설 3개 역의 이름을 추천해달라고 했다. 지역 여론을 수렴해 추천을 해야 하는 두 곳의 분위기는 다소 다르다. 경산시는 고심이 깊다. 경일대, 호산대, 대구가톨릭대, 대구대 등 도시철도 연장에 합심한 대학들이 역명을 대학명으로 해줄 것을 희망하고 있어서다. 시민 의견을 수렴해 역명 후보군을 제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최종 결론에는 아직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

조현일 경산시장은 "경산은 10개 대학이 소재한 대학도시다. 도시철도 연장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대학들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이 소멸하면 지역도 소멸하게 된다"며 "대구도시철도 1호선 역명도 대학을 살리는 방향에서 결정되길 바란다. 다만 이 경우 대학들 간의 합의와 타협이 필요하다.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명을 역명으로 쓴다 해도 과제는 남는다. 경산시 관계자는 "시민 다수가 '지명+대학명'을 역명으로 하는 데 동의하면 가능하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인근 대학들 간 이해관계가 첨예해 어느 대학을 넣을 것인지, 또 넣는다면 어느 대학을 먼저 쓸 것인지 등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호리 역사의 경우 역사를 코앞에 둔 경일대와 호산대는 '경일·호산대역'이나 '호산·경일대역'으로 해 주길 희망하고 있지만 '부호역'으로 사용해 달라는 주민 요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경우 다자간 합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금락리에 있는 하양역과 3km 정도 떨어진 대구대도 1호선 하양 연장에 적극적으로 활동한 만큼 하양역에 대구대의 이름을 포함시켜줄 것을 경산시에 요청했다.

김정기 하양읍장은 "역명 제정과 관련해 주민들이 현재까지 이렇다 할 의견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며 "경산시가 공식적으로 역명 제정과 관련한 기본 방침을 결정하면 읍민들이 다양한 의견을 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대구 동구는 다소 여유롭다. 지난 6월 중순부터 주민 의견을 모으기 시작했다. 공식적으로는 7월 13일 구청 홈페이지에 '도시철도[안심~하양] 대구 구간 정거장 역명 제정 주민의견 수렴'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의견을 수렴했다. 동구청 관계자는 "'제2대구수목원역', '혁신도시역', '연꽃단지역', '혁신역', '사복역', '한의대병원역' 등 6개 역명이 의견으로 나왔다"며 "16일까지 주민 의견을 더 받은 뒤 18일쯤 역명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이달 중 동구청과 경산시가 제출한 역명들을 취합한다. 9월에 대구시 지명위원회를 연다. 여기서 역명 확정 표결로 이어지진 않는다. 지명의 의의 등을 따져서 자문 역할 정도만 수행한다. 다만 지명위원회와 대구시 철도시설과의 검토를 거치는 과정에서 제출된 역명 외에 새로운 역명이 제시되거나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 다음 달 안에 대구시가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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