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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해병 순직과 지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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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진 논설위원
조두진 논설위원

국방부 조사본부가 17일 해병대 고(故) 채수근 상병 사망 경위에 대한 재검토 중간 결과 보고에서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의 과실이 중대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앞서 해병대 수사단 초동 수사에서 '사단장 이하 해병대 지휘부의 총체적 지휘 책임에서 비롯된 사건'이라는 내용과 유사한 결론이다.

집중 호우 실종자 수색에 구명조끼도 없이 병사를 투입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책임 있는 사람 모두 문책해야 한다. 다만 병사에게 구명조끼를 입히지 않은 것이 사단장의 책임인가에 대해서는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물론 최종 판단은 법원이 내릴 것이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사단장이 사고 발생 전 경북 예천 호우 현장을 방문한 바 있어 하천 유속이 빠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병사들이 안전 장비 없이 하천에서 실종자 수색에 임하는 사진을 보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므로 책임이 있다고 한다.

군의 작전에는 임무형, 통제형, 선조치 후보고, 보고 후 조치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 작전 성격과 규모, 상황과 장소에 따라 달리 적용된다.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이나 불확실성이 큰 재난 현장에서는 현장 지휘관에게 판단을 맡기는 '임무형'이 기본이다. 적이 총을 쏘아 대는데 '우리도 쏠까요, 말까요?' 묻거나, 깊이와 물살이 제각각인 하천 수색 현장에서 '구명조끼를 입힐까요, 말까요?'라고 상부에 묻는 건 곤란하다. 현장 지휘관의 판단과 책임 아래 적절한 조치를 취함이 마땅하다. 일일이 상부에서 지휘한다면 작전 성공 가능성은 낮아질 것이다.

사단장의 책임을 묻지 말자는 말이 아니다. 고위급 처벌을 원하는 여론을 만족시키자고 작전 체계를 허물고 현장 지휘관을 '허수아비'로 만드는 것이 합당한가, 묻는 것이다. 태풍, 장맛비, 폭설 때마다 대통령이 공기관 출근 시간 조정해라, 길 통제해라, 눈 치워라, 일일이 지시해야 하고, 대형 사고가 났다 하면 대통령이 의료시설 확보를 지시하고, 때맞춰 텔레비전에 등장해 지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나라가 정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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