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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발한 로봇 창업···대구에서 유니콘 기업 탄생하려면

세계 최초의 자율주행 서빙로봇 회사
세계 최초의 자율주행 서빙로봇 회사 '베어로보틱스'와 대구시는 지난 6월 '서비스로봇 연구·제조시설 신설을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매일신문 DB

로봇 선도도시를 표방하는 대구에서 로봇 분야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이 탄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역을 기반으로 창업 생태계를 구축해 유망 기업을 발굴·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로봇 산업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꼽히는 만큼 관련 창업도 활발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12월 발간한 '2021년 기준 로봇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설립된 사업체가 697곳(27.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 2010~2014년에 설립된 로봇 기업은 646곳(25.8%)으로 뒤를 이었다. 절반 이상이 업력이 10년 미만 혹은 10년 내외인 창업기업인 셈이다.

로봇 스타트업 가운데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는 기업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면서 사업 확장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2011년 설립된 벤처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최근 삼성전자와의 협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초 삼성전자로부터 589억원 투자 유치를 확정했다. 작년 기준 연 매출 100억원을 넘긴 기업으로 아직 규모는 크지 않지만, 국내 1위 기업 삼성전자가 차세대 신산업 진출을 염두에 두고 직접 투자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화제가 됐다.

2017년 창립한 '베어로보틱스'는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 서빙로봇 양산에 성공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차기 유니콘 1순위'로 꼽히고 있다. 베어로보틱스는 지난 6월 대구테크노폴리스 내 2만2천424㎡ 부지에 683억원을 투자해 연구 및 제조시설인 '베어로보틱스 테크센터'를 건립하는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또 차세대 로봇기업 '뉴로메카'는 포항에 생산공장 신설을 추진하며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출신인 박종훈 뉴로메카 대표는 2024년까지 로봇 생산능력을 1만8천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2026년까지 영일만 산업단지에 300억원을 투자해 생산라인, 연구시설을 갖추고 서울 본사까지 이곳으로 이전한다는 방침이다.

대구 로봇 업계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로봇테스트필드 조성으로 인프라 구축이 완료되고, 산업 생태계를 기반으로 급성장하는 기업이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이를 위해 인력양성과 산학협력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공군승 대경로봇기업진흥협회장은 "로봇산업이 그동안 산업에 치중돼 왔는데 서비스로봇으로 방향을 재설정하는 시점이 됐고 테스트필드 지정이 큰 계기가 될 것"이라며 "산업을 이끌어가는 것은 엔지니어들이다. 역량을 갖춘 공학 인재를 육성하고 기업과 연계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찬 영남대 로봇공학과 교수는 "벤처기업은 탄탄한 기술력과 안정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성장이 가능하다. 좋은 아이디어만 믿고 뛰어들다가 실패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면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실무 역량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 서비스 로봇 시장은 이제 막 열리기 시작했고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지역에서도 벤처 기업의 성공 사례가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했다.

로봇기업 연도별 사업체 설립 분포.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로봇기업 연도별 사업체 설립 분포.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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