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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새책] 미래에서 온 남자 폰 노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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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요 바타차리야 지음/ 박병철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존 폰 노이만은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요청으로
존 폰 노이만은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요청으로 '맨해튼 프로젝트'와 원자폭탄 설계에 핵심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최근 개봉한 영화 '오펜하이머'의 한 장면.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과 컴퓨터, 인공지능(AI)까지. 21세기 삶의 토대가 된 굵직한 아이디어들은 모두 한 천재 과학자의 머릿속에서 시작됐다. 그 주인공은 바로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자로 손꼽히는 존 폰 노이만.

1903년 헝가리에서 태어난 그는 8살에 미적분을 마스터하고 양자역학의 수학적 기초를 다지는 데 기여했으며,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요청으로 '맨해튼 프로젝트'와 원자폭탄의 설계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

이해가 대립되는 집단의 행동을 수학적으로 다룬 '게임이론'으로 냉전시대 지정학과 현대 경제 이론의 기초를 세우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또한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최초의 디지털 컴퓨터 '에드박'(EDVAC)을 만들어 현대 컴퓨터의 아버지로 불렸고, 자기복제기계의 잠재력을 예언하기도 했다.

당대 천재로 꼽히던 아인슈타인과 괴델도 있었으나, 프린스턴 고등연구소(IAS) 시절 동료들은 그들을 제치고 폰 노이만이 '세상에서 가장 빠른 두뇌'라고 엄지를 추켜세웠다.

이 책은 15년간 학술지 '네이처' 등에서 선임 편집자를 지낸 과학 저널리스트 아난요 바타차리야가 폰 노이만의 삶과 학문적 성과, 그가 인류에 공헌한 업적을 정리한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폰 노이만이라는 한 과학자의 일대기를 추적한 것만은 아니다. 20세기 문명사 전반이 이 책에 담겼다.

지은이는 양자역학에 대한 폰 노이만의 기여를 설명할 때는 양자역학의 탄생부터 주요 이슈 등을 함께 정리했고, 맨해튼 프로젝트에서 폰 노이만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기술하기 위해 핵분열과 핵융합의 원리부터 세계대전 시기와 냉전시대에 이뤄진 수많은 과학적 진보도 함께 살펴봤다.

또 하나의 재미는 쿠르트 괴델, 에르빈 슈뢰딩거,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리처드 파인먼, 로버트 오펜하이머, 앨런 튜링, 존 내시, 다비트 힐베르트 등 우리에게 친숙한 수많은 사람들의 이름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각 분야에서 놀라운 업적을 쌓은 이들과 폰 노이만의 개인적인 관계, 그에 얽힌 사연이 흥미진진하게 소개됐다.

책 속에 나타나는, 노이만에 대한 주변인들의 평가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그가 생각하는 것을 누구보다 좋아한 사람이라는 것. 그는 "오직 생각하는 것만이 유일한 즐거움인 사람"(에드워드 텔러)이자 "중증의 사고 중독자"(피터 랙스)였으며 "그 때 레고 블록이 있었다면 레고로 컴퓨터를 만들었을"(마리나 폰 노이만) 사람이었다.

또한 "이 세상 모든 문제를 수학적 논리 문제로 변환하는 탁월한 능력"(프리먼 다이슨)을 갖췄으며, 이를 바탕으로 "대부분의 수학자는 증명 가능한 것을 증명하는데,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증명한"(로자 피터) 사람이기도 했다.

그간 아인슈타인, 오펜하이머에 비해 덜 조명된 폰 노이만. 그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다보면 그가 수행한 연구가 수많은 분야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를 알게 되는 책이다. 576쪽, 2만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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