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숏커버링' 효과 빠르게 소멸? 2차전지 종목 일제 하락

외국인 투자자 유가증권 992억원, 코스닥 2천458억원 순매도
지난달 지역 상장법인 시총은 96조8천억원…3개월 연속 하락
"중장기 방향은 펀더멘털·美 증시가 결정…금리 방향성이 중요"

공매도 전면 금지 이틀째인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가 전장보다 2% 넘게 하락해 2,440대로 내려섰다. 연합뉴스
공매도 전면 금지 이틀째인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가 전장보다 2% 넘게 하락해 2,440대로 내려섰다. 연합뉴스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로 급등했던 주식시장이 하루 만에 급락했다. 주가지수를 끌어올린 2차전지 관련 종목이 일제히 급락하면서다.

빌려서 판 주식을 갚기 위해 사들이는 '숏커버링' 수급이 유입되며 증시가 급등했으나 숏커버링 물량 등이 소진하면서 다시 급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숏커버링에 따른 수급 개선 효과는 예상보다 빠르게 소멸할 거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7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992억원, 3천930억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2천458억원, 2천215억원어치를 각각 팔아치웠다.

지난 6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1조2천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도로 전환한 것이다. 전날 외국인 매수 물량 대부분은 공매도 중지에 따른 숏커버링 물량으로 분석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숏커버링을 하기 위한 수급이 전날 들어왔는데 이제 그런 부분은 일정 부분 소화가 됐다"며 "이날 매도 물량은 전날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물량으로도 볼 수 있다"고 봤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숏커버링 물량은 아직 정확한 수치가 안 나와서 추정할 수밖에 없는데 코스피 기준으로 차익 공매도 잔고가 남아 있고, 잔고가 연초 대비 늘어난 수준에서 급격히 빠지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역 상장사 시가총액도 하락 곡선을 그렸다. 한국거래소 대구사무소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경북 상장법인 118곳의 시가총액은 96조8천381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100조7천394억원)부터 지난 9월(121조9천573억원)까지 100조원대를 유지했으나 지난달 100조원대를 이탈한 것이다. 지난 7월 148조6천674억원까지 늘었던 지역 상장법인 시가총액은 지난 8월(136조9천189억원)부터 3개월 연속 감소했다.

포스코그룹 5개사(POSCO홀딩스, 포스코퓨처엠, 포스코스틸리온, 포스코DX, 포스코엠텍) 영향이 컸다. 포스코그룹주 시가총액은 지난 7월 연중 최고치던 102조3천778억원에서 지난달 61조7천444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지난달 지역 투자자 거래대금은 3조1천575억원으로 지난 9월보다 29.38% 줄었다.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1조6천621억원으로 전월 대비 11.14%,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1조4천954억원으로 42.50% 각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거래소 대구사무소 관계자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와 미국 국채금리 급등세 등으로 주요 국가 증시가 모두 하락했다"며 "지역 상장법인 시가총액은 철강·금속, 전기·전자, 전문 기술 및 서비스 업종 등에서 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증권 업계는 중장기적으로 '펀더멘털'(기초 여건)이 장세를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글로벌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미국 금리 움직임이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코스피·코스닥지수 급등세에 대해 "최근 금리 하락 가능성이 대두됐기 때문에 급등한 것"이라면서 "과거 세 차례 공매도 금지 이후 코스피는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동행했다. 이번에도 코스피 중장기 방향성은 미국 증시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증시 역시 금리에 높은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결국 금리 방향성이 더 중요한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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