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 경찰서에서 전청조 만나자 "뭘 봐"…살벌한 대질조사

전창조씨의 사기 공범 혐의를 받는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가 8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송파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 씨가 사기 혐의로 구속된 전 연인 전청조(27) 씨와 6시간에 걸친 대질 조사를 받았다. 남 씨는 펜싱학원 학부모로부터 전 씨의 공범 의혹으로 함께 고소당한 상태다.

지난 8일 서울 송파경찰서는 남 씨와 전 씨를 불러 6시간에 걸친 대질 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오전 9시 50분쯤 경찰에 출석한 남 씨는 오전에 피의자 신분으로 한 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후 오후 2시쯤 시작된 남 씨와 전 씨의 대질 조사는 오후 8시까지 이어졌다.

이날 대질 신문에는 남 씨와 전 씨, 남 씨의 법률대리인 2명, 전 씨의 법률대리인 2명, 이들을 고소한 남 씨의 펜싱 아카데미 학부모 1명이 참석해 삼자대면이 이뤄졌다.

이날 대질 신문이 이뤄진 조사실 분위기는 냉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가 시작되자 남 씨는 전 씨를 향해 "뭘 봐"라고 짜증 내는 듯 말했다. 특히 경찰이 원만한 조사 진행을 위해 발언 순서를 정했고 남 씨와 전 씨가 직접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대질 신문에서는 남 씨가 전 씨의 범행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그리고 공모했는지가 주요 쟁점이었다. 피해자 측은 남 씨가 전 씨의 범행을 모두 알고 있었고 공모를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씨 또한 '지난 3월부터 남 씨가 모든 걸 알고 있었다'는 기존 주장을 거듭 진술했다.

하지만 남 씨는 모두 부인하고 있다. 지난 9개월간 사기 범행 및 투자와 관련해서는 한마디도 들은 바가 없다는 것이다.

이날 조사는 오후 8시쯤 끝났지만 남 씨가 조서 내용을 확인하는 데 3시간 정도가 더 걸렸다. 남 씨는 이날 오후 11시 15분쯤 조사를 마치고 나왔다. 그는 '대질 조사에서 어떤 말을 나눴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았다.

전 씨의 변호인 또한 "피해자는 남 씨가 전 씨 범행을 모두 알고 있었고 공모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며 "전 씨도 비슷하게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조사는 더 길게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남 씨가 돌연 몸이 아프다고 해 조사가 저녁 식사 이후 거의 중단됐다"며 "남 씨가 조속히 회복해 추가 대질 조사에 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