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취임 이틀 된 KBS 박민 사장 "800억 적자…구조조정도 검토"

"임금 30% 삭감, 명예퇴직 확대 실시" 예고
"서울시장 선거 앞두고 '생태탕' 집중 보도…공정성 훼손"

박민 KBS 사장이 후보자 시절인 지난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민 KBS 사장이 후보자 시절인 지난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3일 취임한 박민 KBS 신임 사장이 취임 이틀 만에 공영방송 신뢰도가 추락한 데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특히 박 사장은 자신을 비롯해 임원들이 솔선수범해 임금을 삭감하고, 비효율적 인력 구조 개선을 위해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박 사장은 14일 서울 여의도동 KBS 아트홀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저 자신과 임원들은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임금 30%를 삭감하겠다"며 "나머지 간부들도 동참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명예퇴직을 확대 실시해 역삼각형의 비효율적인 구조를 개편하겠다. 기대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구조조정도 적극 검토하겠다"며 "앞으로 공영방송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를 KBS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두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박 신임 사장의 기자회견에 따르면 KBS는 지난해 수신료로 7천억원을 받았지만, 방만 경영으로 100억원의 적자를 냈고, 올해도 8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또한 수신료 분리 징수로 과거 IMF 시절보다 비상 상황을 맞이했으며, 기존 경영 방식으로는 위기를 헤쳐나갈 수 없는 만큼 특단의 경영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전 사장 시절 불공정 편파 보도로 공정성을 훼손했고 신뢰를 잃었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박 사장은 "공영방송으로서 핵심 가치인 공정성을 훼손해 신뢰를 잃어버린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정중히 사과한다"고 밝혔다.

특히 "대표 프로그램인 아홉시 뉴스(뉴스9)가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 오보로 하루 만에 사과했고, 사법 당국의 수사로 관련자가 기소됐다"며 "장자연 씨 사망과 관련해 윤지오 씨를 출연시켰고,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는 오세훈 시장의 '생태탕' 의혹을 집중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몇 년 동안 불공정 편파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TV와 라디오에서 일부 진행자가 일방적으로 한쪽 진영의 편을 들거나 패널 선정이 편향된 일이 적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 사장은 앞으로 팩트 체크를 활성화해 오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오보를 내면 사과할 것이며, 정정보도는 원칙적으로 뉴스 첫머리에 보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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