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결국은 비대위? 국민의힘 혁신위-당 지도부 힘겨루기 가속

'여론 등에 업은 혁신위와 맞서는 지도부로 어떻게 총선 치를 수 있느냐'는 불만 폭주
내년 총선 겨냥한 여당 재편 차원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 나와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9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5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9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5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지도부와 혁신위원회가 반목을 거듭하며 양보 없는 대치를 이어가자 결국은 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에 나온다.

혁신위의 연이은 쇄신요구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지도부로 어떻게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있겠느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여당의 제1호 당원인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거론하면서 지도부를 압박하고 나서자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당 재편작업에 시동이 걸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온다.

인 위원장은 15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한 열흘 전에 제가 여러 사람을 통해서 (대통령을) 뵙고 싶다고 했는데,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연락이 온 건 아니고 돌아서 온 말씀이 '만남은 오해의 소지가 너무 크다. 그냥 지금 하는 것을 소신껏 끝까지 당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거침없이 하라'는 신호가 왔다"고 말했다.

'지도부·텃밭중진·윤핵관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 권고 등 혁신위의 잇따른 제언에도 당내 기득권이 꿈쩍하지 않자 대통령의 의중을 강조한 것이다.

여당 관계자는 "서울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가 여당에 '약'이 되려면 적어도 현재 국민의힘 지도부처럼 운신해서는 안 된다"며 "인요한 위원장의 파격 행보로 모처럼 당에 생기가 돌고 있기 때문에 양측의 힘겨루기에서 혁신위가 우세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김기현 대표가 당 안팎의 비판을 의식해 혁신위의 제안을 늦게라도 수용할 수 있지만 '비난 여론에 만신창이가 된 당의 간판으로 무슨 총선이냐'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당내에선 내년 총선을 겨냥한 여당 재편작업이 시작된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결국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 등을 통해 윤 대통령이 당에 대한 영향력을 더욱 공고히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총선 결과에 따라 정치적 운명이 갈리는 윤 대통령이 여당에 대한 '그립'을 더욱 강하게 쥘 가능성이 크고 친정체제 강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 그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여당에 비상대책위원회가 들어선다면 인적구성은 비정치인이 중심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성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에너지로 국정최고책임자 자리까지 오른 윤 대통령이기 때문에 여당 비상대책위원회 구성도 '탈 기성정치'의 모양새를 갖출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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