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한동훈과 이정재의 저녁 식사를 정략으로 풀이하는 민주당

더불어민주당과 극렬 지지 세력인 '개딸'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배우 이정재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는 게 이유다. 총선 앞에서 우정은 접어 두라는 뜻인지 되묻고 싶어진다. 시민들의 사진 촬영과 사인 요구도 뿌리쳐야 하는지 궁금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차량을 직접 세차하며 응원했던 건 개딸 아니었나.

한 장관과 이정재는 서울 현대고 동문이다. 못 만날 이유가 없다. 민주당에는 '연예인 마케팅'으로 비쳤다. 한민수 대변인은 "한 장관 주변에 정무적 기획을 하는 사람들이 이정재와 식사하는 모습으로 띄운 것 같다"고 했다. 서용주 상근부대변인도 "연예인 마케팅이다. 법무 장관이 한가하게 연예인 친구를 소셜미디어에 올리나"라고 했다. 기가 막히는 억측의 연속이다. 지성이 마비되자 이낙연 전 대표도 이를 지적했다. 내부 다양성과 민주주의라는 민주당의 면역체계가 무너졌다며 '참담하다'고 했다. 리더십과 강성 지지자들의 영향이라는 비판이었다.

고위공직자에게 정제된 언행을 요구하는 건 일리가 있다. 다만 무리하게 운신의 폭을 넓힐 경우에 한해야 한다. 생판 모르는 연예인과 합석해 인지도를 끌어올리려 했다면 비판받아 마땅하다. 한 장관의 행동이 시국을 어지럽힌 추태라 볼 근거는 희박하다. 더구나 선거를 앞두고 밥 먹는 친구도 가려야 한다는 건 어느 나라 관습인가. '기획된 식사'라 주장하며 사달로 변질시킨 게 외려 비정상으로 보인다. 이정재가 이재명 대표와 밥을 먹었어도 같은 반응을 보였을지 되묻게 된다.

인연이 닿는 이들의 만남은 생활의 일부다. 우려스러운 것은 '개혁의 딸'이라는 일군의 무리가 '네 편 내 편'으로 갈라치는 반복적 악습이다. 혐오 정치의 선봉에 선 행태를 공당이라는 민주당은 즐기는 것인지, 그들에게 끌려다니는 것인지 헷갈린다. "안팎을 향한 적대와 증오의 폭력적 언동이 난무한다. 당내 민주주의가 거의 질식하고 있다"는 전임 당 대표의 쓴소리를 귓등으로 넘겨들을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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