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국어의 역습, 만점자 '83%' 급감… 표준점수 최고점은 16점 증가

7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24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 발표
국어, 만점자 줄고 표준점수 최고점 상승…"정시 당락 좌우할 듯"
영어·수학도 어려웠어…"수능 최저 못 맞춘 수시 탈락생 대거 발생 전망"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정부가 '킬러문항'(초고난도문항) 배제 방침을 밝힌 후 처음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국어 영역의 난이도가 굉장히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 영역 만점자는 전년보다 83% 줄었고, 시험이 어려울수록 높아지는 '표준점수 최고점'은 뛰어올랐다. 어려웠다는 반응이 많았던 수학 영역 역시 지난해보다 만점자 수는 35% 줄고, 표준점수 최고점도 3점 높아졌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 16점 상승

7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의 수능 채점 결과 발표에 따르면, 국어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50점으로, 2023학년도(134점) 대비 16점이나 올랐다.

표준점수는 개인의 점수가 전체 평균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내려가면 표준점수는 높아지고, 반대로 쉬우면 표준점수는 낮아진다.

'불국어'로 유명했던 2022학년도 수능 국어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149점)과 비교해도 올해 국어 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이 1점 더 높다.

1등급 구분 표준점수도 133점으로, 전년(126점)보다 7점 상승했다. 반면 만점자 수는 2023학년도 371명에서 올해 64명으로 83% 급감했다.

◆수학, 어렵다던 지난해보다 만점자 35% 줄어

수학도 국어와 마찬가지로 최상위권 학생들에게 까다로웠던 것으로 확인됐다. 2024학년도 수학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8점으로, 2023학년도(145점) 보다 3점 상승했다.

다만 1등급 구분점수는 133점, 2등급 구분점수는 126점으로 모두 지난해 수능과 같았다.

까다롭게 출제된 것으로 평가됐던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더 어려웠다는 의미다. 수학 만점자 수 역시 지난해 934명에서 올해 612명으로 35% 줄었다.

국어와 수학 영역 최고점 차이는 지난해 11점에서 올해 2점으로 줄었다. 지난해 최고점은 국어 134, 수학 145였지만, 올해는 국어 150, 수학 148이다.

지난해의 경우 수학 영역 만점자 수가 934명으로 2022학년도(2천702명)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는데, 어렵다던 지난해 수학 영역보다 만점자 수가 더 줄어든 셈이다.

◆영어 1등급 비율도 3p 하락… 탐구 과목 간 점수 차 커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 영역도 까다로웠다. 영어 영역에선 원점수가 90점을 넘으면 모두 1등급을 받는다.

2024학년도 영어 영역에서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의 비율은 4.7%로, 전년도 수능 1등급 비율(7.8%)보다 3.1%포인트(p) 떨어졌다.

탐구 영역의 경우 사회탐구에선 '경제', '정치와 법' 과목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각각 73점으로 가장 높았고, '윤리와 사상', '세계사'가 63점으로 가장 낮았다.

가장 높은 과목과 가장 낮은 과목간 표준점수 차이는 10점으로, 9점 차이였던 전년도(정치와 법 74점, 동아시아사 65점)에 비해 더 벌어졌다.

과학탐구의 경우 '화학II'가 80점으로 가장 높았고, '지구과학I'이 68점으로 가장 낮았다. 최고, 최저 과목 간 표준점수 차이는 12점으로, 전년도 차이(9점)보다 더 컸다.

평가원의 결과를 종합했을 때 올해 수능 국어, 수학, 영어 영역 모두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 탐구 영역은 과목에 따라 차이는 있었지만, 사회탐구는 대체로 쉬웠고, 과학탐구는 Ⅱ과목이 Ⅰ과목에 비해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상로 송원학원 진학실장은 "이번 수능은 전체적으로 상당히 변별력이 있는 시험이었다"며 "특히 국어가 상당히 어렵게 출제됐기 때문에 2024학년도 정시모집에서 국어가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이 아주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번 수능이 '역대급 불수능' 평가를 받으면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지 못한 수시 탈락생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영어 영역이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되면서 1·2등급 인원이 1만6천740명 감소했다.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상위권 대학에 지원한 수험생들에게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대로 최저 기준을 맞춘 수험생이라면 수시 추가합격 확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능 최저 기준이 매우 높은 의약학 계열의 경우 최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정시로 이월하는 인원이 많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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