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범람과 제방 붕괴를 막으려고 콘크리트 차수벽을 짓는 동안 정작 파헤친 제방 사이로 하천수가 스며들고 넘쳐오르는 건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복합 PP(폴리프로필렌) 차수벽 특허 등록을 주도한 박종태 경북도 하천과장을 12일 경북도청에서 만났다. 그는 현장에서 가진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변화를 시도한 게 주효했다고 밝혔다.
그는 2021년 7월 하천과장으로 발령났다. 부서 업무를 익힐 겸 도내 한 하천 콘크리트 차수벽 설치 현장을 둘러던 중 '공사에 최대 6개월이 걸리고, 그동안은 하천이 범람해도 어쩔 수 없다'는 설명을 들었다.
이에 박 과장은 "콘크리트 차수벽이 필연적 양생 기간 탓에 제조 기간이 오래 걸린다면 소재만 바꾸면 되지 않겠느냐"며 그해 12월 부서원들과 아이디어 회의를 시작했다.
앞서 김천시청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플라스틱 가공산업을 접했던 그는 재생 PP로 만들어 쉽게 부러지지 않는 강화 플라스틱으로 차수벽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한 달 후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협의해 모형부터 시제품, 완제품 생산까지 지원받기로 했다. 각각 모듈을 조립해 차수벽을 만들기 적절한 형태도 고안하기로 했다.
생활용품 판매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듈형 타일이나 레고 블록을 참고해 '물샐 틈 없는' 요철 모양 연결부를 설계하고, 각 모듈에는 계란판 모양 홈을 만들어 휘어짐을 견디는 힘을 키웠다.
건설연 실증에서 복합 PP 차수벽이 제방 누수를 완벽히 차단한다는 결과를 받자 그는 더할 나위 없이 기뻤다. 이상기후로 경북에서 홍수 피해가 늘고, 제방 공사 기간 주민 불편도 컸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박 과장은 "경북도 이름으로 출원한 특허라 특허수익을 벌지 못하지만 그런 것은 애초 안중에도 없었다. 공사 기간을 줄이고 도민이 재해에서 안전한 날이 머지않았다는 생각만 들었다"며 "플라스틱 차수벽은 처음 도입하다 보니 시방서도 직접 만들어야 하는 등 일이 많았다. 그럼에도 지역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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