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콩밥 먹이겠다"…기간제 교사 사망, 학부모 폭언 있었다

서울시교육청 조사 결과 발표…학부모 협박성 발언에 정신적 고통 호소

지난 7월 26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담임교사 A씨를 추모하는 메시지가 붙어있다. 연합뉴스
지난 7월 26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담임교사 A씨를 추모하는 메시지가 붙어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사망한 서울의 사립초 기간제 교사가 학부모에게 "다시는 교단에 서지 못하게 하겠다" 등의 폭언을 듣고 우울증 진단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했다.

서울시교육청은 15일 상명대학교사범대학부속초등학교(상명대부속초) 기간제 교사 사망사건의 민원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사건은 앞서 지난 7월 24일 서이초 교사 사망 기자회견에 들어온 고인의 아버지가 "억울한 내 딸도 함께 조사해달라"며 조사를 호소해 알려졌다.

서울시교육청은 "학부모의 과도한 항의와 협박성 발언으로 고인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것은 사실로 인정되고, 그로 인한 우울증으로 인해 결국 사망에 이른 것으로 판단했다"며 "유가족은 학부모의 폭언에 대해 형사 고발 여부를 검토 중이다"고 했다.

교육청은 고인의 휴대전화 조사 결과, 고인이 업무 시간 외에도 학부모 민원에 시달렸다고 했다.

고인은 주말과 퇴근 후 저녁 시간에도 학부모 요구와 민원을 개인 휴대전화, 문자로 직접 받으며 하나하나 응대해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상명대부속초는 당시 담임 교사들의 개인 연락처가 학부모들에게 공개된 상태였다.

교육청은 "유가족은 이로 인해 담임인 고인이 항의성 민원에 직접 노출돼 갈등의 한가운데 놓이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고인은 2022년 6월 자신이 담임으로 있던 학급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가해 학생 학부모로부터 '경찰에 신고하겠다' '콩밥을 먹이겠다' '다시는 교단에 못 서게 하겠다' 등 폭언을 듣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심리적 고통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 이후 고인은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 우울에피소드 진단을 받고 올해 1월까지 우울증 치료를 받았다.

교육청은 "병원 측은 질병과 사망 사이에 인과 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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