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총선 여론조사·홍보 전화 남발, 국민은 피곤하다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 전화나 예비후보자들의 홍보용 ARS 전화·문자 등이 빈발, 거부감을 느끼는 국민들이 많다. 선거가 임박하면 이런 현상은 더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정당한 수단으로 인지도를 높이려는 출마 예정자들의 활동은 법으로 보장돼 있고, 유권자들도 이를 존중해야 한다. 그러나 그런 활동이 무분별하게 이뤄지면서 국민 일상에 불편을 주고, 선거와 정치권에 대한 외면과 불신을 키우고 있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여론조사는 정당 및 인물에 대한 지지와 국민 의견을 반영하는 지표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여론조사에 응해 달라는 전화가 빈발하면서 국민들의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걸려오는 여론조사 전화는 응답 기피로 이어진다. 소셜미디어(SNS)에 여론조사 전화를 거부할 수 있는 방법까지 공유될 만큼 국민 반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출마 예정자들이 의뢰한 여론조사는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경우가 많다. 지지자들에게 집 전화를 휴대전화로 '착신전환'하도록 하는 등의 편법이 개입될 여지가 있어서다. 일부 여론조사는 내용이 특정인에 편향된 바람에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예비 후보자들의 홍보 전화와 문자도 국민들을 짜증 나게 한다. 해당 지역 유권자가 아닌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경우도 많다. 일부 출마 예정자들은 경쟁자를 비난하는 문자를 발송해 빈축을 사고 있다. 홍보 전화나 문자 발송에는 많은 비용이 든다. 자금력 있는 사람은 법정 한도(8회)까지 문자를 보내지만, 돈 없는 사람들에겐 언감생심이다.

여론조사 남발에 따른 국민 피로도가 커지면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한다. 여론조사 응답률이 떨어진다. 전화를 받아도 성의 있는 답변을 기대하기 힘들다. 결국 여론조사는 왜곡되고, 신뢰를 잃는다. 무차별적인 홍보 전화·문자는 반감을 조장, 정치 혐오를 부추길 수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정당들은 여론조사 횟수를 줄이고, 홍보 전화·문자에 대한 개선책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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