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두운 동네 밝히는 댕댕이들…대구 첫 반려견 순찰대와 밤 골목 걸어보니

지난해 말 남구 청년센터 모집·선발 후 첫 훈련
9마리와 주민들, 어둡고 인적 드문 곳 집중 순찰
자녀 산책 겸 안심 귀가 도우미…일석이조 효과
사회성 교육 완료 우수견 반려동물 문화 개선 보탬

기자는 지난 24일 반려견 순찰대 9마리와 함께 오후 8시부터 40분가량 남구 일대를 돌았다. 대구 남구 청년센터 반려견 순찰대는 이날 첫 합동 순찰을 실시했다. 해당 순찰대는 대구에서 최초로 결성됐다.
기자는 지난 24일 반려견 순찰대 9마리와 함께 오후 8시부터 40분가량 남구 일대를 돌았다. 대구 남구 청년센터 반려견 순찰대는 이날 첫 합동 순찰을 실시했다. 해당 순찰대는 대구에서 최초로 결성됐다.
기자는 지난 24일 반려견 순찰대 9마리와 함께 오후 8시부터 40분가량 남구 일대를 돌았다. 대구 남구 청년센터 반려견 순찰대는 이날 첫 합동 순찰을 실시했다. 해당 순찰대는 대구에서 최초로 결성됐다.
기자는 지난 24일 반려견 순찰대 9마리와 함께 오후 8시부터 40분가량 남구 일대를 돌았다. 대구 남구 청년센터 반려견 순찰대는 이날 첫 합동 순찰을 실시했다. 해당 순찰대는 대구에서 최초로 결성됐다.

형광 조끼를 입은 반려견들이 어두운 골목을 걷는다. 목에는 번쩍 번쩍 빛나는 경광등도 달았다. 냄새를 킁킁 맡기도 주위 소리에 귀를 쫑긋 세우기도 한다. 그러다 한 반려견이 인도에 멈춰 서는데… 아뿔싸! 자세히 보니 튀어나온 보도블록 때문에 바닥이 울퉁불퉁하다. 그러자 이번에는 반려인이 나선다. 사진을 찍고 장소를 기록하는 등 순찰 일지를 꼼꼼히 작성한다.

기자는 지난 24일 반려견 순찰대 9마리와 함께 오후 8시부터 40분가량 남구 일대를 돌았다. 대구 첫 반려견 순찰대는 동네 사정과 지리에 밝은 남구 주민들과 반려견으로 꾸렸졌다. 이들은 일상적 산책을 하며 거주지 곳곳 안전 위험 요소를 살피는 활동을 맡는다.

◆반려견 순찰대와 동네 돌아보니

이날 순찰대는 대구 남구 청년센터에서 집결했다. 발대식 이후 오랜만에 만난 순찰견들은 반갑다고 꼬리 흔들며 인사를 나눴다. 곧이어 시작된 순찰. 첫 합동 훈련이다 보니 30분 정도 남구 일대를 걷기로 했다. 남구 청년센터 박길도 사무국장의 구령에 따라 순찰견들과 반려인들이 일사불란 움직인다. "자 일렬로 걷겠습니다. 짖는 친구들은 뒤로 배치할게요"

선두에는 남구 청년센터 직원 김수찬 씨가 섰다. 수찬 씨는 직원이지만 반려견 코니와 순찰대에 등록을 했다. 일도 하고 봉사도 하는 일석이조의 삶이다.
선두에는 남구 청년센터 직원 김수찬 씨가 섰다. 수찬 씨는 직원이지만 반려견 코니와 순찰대에 등록을 했다. 일도 하고 봉사도 하는 일석이조의 삶이다.

선두에는 남구 청년센터 직원 김수찬 씨가 섰다. 수찬 씨는 반려견 코니와 함께 순찰대에 등록 했다. 공사장 옆길을 돌아 주택가로 들어서는데 어둠이 내려 앉은 동네는 반려견들의 경광등만 반짝댄다. "대구 남구는 대도시 지역구에서는 처음으로 인구 소멸 도시로 지정된 곳이에요. 그리고 남구에는 어둡고 낙후된 동네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남구는 반려견 순찰대가 꼭 필요한 동네이기도 하죠. 이런 동네를 반려견 순찰대가 돌면서 든든하게 지켜주는 겁니다. 저녁 산책 하는 김에 동네도 지키고 그야말로 일석이조죠"

박 사무국장의 말대로 순찰 코스 대부분은 어둡고 인적이 드물었다. 깜깜한 밤길을 바삐 걷던 행인 이연주 씨는 반려견 순찰대를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길로 매일 퇴근을 하는데 밤길이 위험하다고 항상 생각을 했어요. 여기는 가로등도 어둡고 사람도 거의 안 지나다녀요. 그래서 늘 빠르게 뛰거나 걸었죠. 그런데 오늘은 이 귀여운 친구들이 동네를 밝혀 주고 있네요. 자주 좀 나와주면 좋겠습니다"

동네 곳곳 민원을 취합하는 일도 반려견 순찰대의 임무다. 순찰견 최초의 반려인 곽미영 씨는 평소에도 동네 사정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최초랑 산책을 나갈 때마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시민 불편 접수를 많이 했었어요. 길에 침대 매트리스가 버려져 있거나 돌이 튀어나와 있어 넘어질 뻔한 시민들을 목격했다거나. 그러면 남구청에 알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이게 저희의 임무가 된 거잖아요. 최초랑 산책하면서 생활 불편을 많이 발견해서 시민들에게 도움을 꼭 주고 싶네요"

반려견 순찰대에는 중대형견이 많다. 선발에 제약을 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반려견 순찰대에는 중대형견이 많다. 선발에 제약을 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동네를 지키자!"라는 조건이 내붙은 터라 덩치 있는 강아지들이 많이 지원한 것. 그리고 이 덩치 있는 강아지들에게는 눈치 보지 않고 산책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반려견 순찰대에는 중대형견이 많다. 선발에 제약을 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반려견 순찰대에는 중대형견이 많다. 선발에 제약을 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동네를 지키자!"라는 조건이 내붙은 터라 덩치 있는 강아지들이 많이 지원한 것. 그리고 이 덩치 있는 강아지들에게는 눈치 보지 않고 산책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반려견 인식 개선에도 도움

반려견 순찰대에는 중대형견이 많다. 선발에 제약을 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동네를 지키자!"라는 조건이 내붙은 터라 덩치 있는 강아지들이 많이 지원한 것. 그리고 이 덩치 있는 강아지들에게는 눈치 보지 않고 산책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반려견 1500만 인구가 됐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반려견에 대한 편견이 가득하다. 물론 일부 개 물림 사고나 오프리쉬 (산책 시 끈 없이 하는 행위)를 향한 비난은 달게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무턱대고 산책하는 강아지를 손가락질하는 비반려인들의 인식 개선에 순찰대는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박 사무관은 "그래서 우리 순찰대 반려인들이 개별적으로 산책을 할 때도 조끼를 입히면 안 되냐는 질문을 많이 하세요. 조끼만 입었는데 그만큼 인식이 달라진다는 거죠"라며 "어떻게 보면 순찰대나 일반 강아지나 동네를 돌아다니는 것은 똑같잖아요. 하지만 이렇게 반려동물들도 동네를 위해서 무언가를 한다는 인식이 알려진다면 조금 더 나은 반려동물 문화가 생겨나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실제 순찰을 돌던 40여분 동안에 마주친 행인들은 순찰대 존재에 대해 많이 궁금해 했다. 남구 주민 임정규 씨는 순찰견의 취지를 듣고서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아이고. 나도 이거 알았으면 우리집 강아지 시켰을 건데요. 조끼도 참 멋지네요. 강아지 키우는 사람으로써 이런 (반려동물 친화)사업이 많아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반려동물들도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고 한 사회의 엄연한 일원이라는 것을 좀 알리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요. 2기 모집하면 꼭 연락 주십시오~ 제발요~ (웃음)"

기자는 지난 24일 반려견 순찰대 9마리와 함께 오후 8시부터 40분가량 남구 일대를 돌았다.
기자는 지난 24일 반려견 순찰대 9마리와 함께 오후 8시부터 40분가량 남구 일대를 돌았다.

◆교육 훈련 받은 엄연한 순찰대!

남구 반려견 순찰대는 11월부터 모집을 시작해 12월에 심사를 통해 선발됐다. 대구 1호 순찰대이기 때문에 선발에 큰 제약을 두지는 않았다. 많이 짖거나 통제가 안 되는 부분을 유심히 봤지만 다행히 큰 결격 사유는 가진 지원자는 없었다. 너무 작은 소형견이 중대형견 기에 눌려 자진 탈락을 외친 것 말고는 전원 합격됐다고.

"반려견 순찰대다 보니 사회성 떨어지는 친구들은 배제할까도 생각했는데, 우르르 모여서 하는 합동 순찰도 있지만 개별 순찰도 있기 때문에 이 부분도 딱히 제약을 두지 않았습니다" 남구 반려견 순찰대의 탄생은 박 사무관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박 사무관이 근무하는 남구 청년센터는 남구에서 운영하는 기관이다.

그리고 남구는 반려견 놀이터 등 자연친화환경 정책을 많이 펼치고 있다. "티비를 보다가 반려견 순찰대를 우연히 보고 우리 동네도 저런 걸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구는 반려동물 친화 정책을 많이 시행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아까 순찰 돌 때 보셨겠지만 남구는 어둡고 낙후된 지역이 많아요. 그렇다면 이 두 개를 섞은 것이 반려견 순찰대가 아니겠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생각만 하던 것이 이뤄지니 꽤 감격스럽습니다"

남구 반려견 순찰대는 면접에 이어 교육까지 단단히 받은 우수한 대원들이다. 박순석 동물병원 의사에게 반려인들은 리딩하는 법을 배웠고, 남부경찰서에서는 순찰할 때 조심해야 하는 것들을 숙지 받았다.
남구 반려견 순찰대는 면접에 이어 교육까지 단단히 받은 우수한 대원들이다. 박순석 동물병원 의사에게 반려인들은 리딩하는 법을 배웠고, 남부경찰서에서는 순찰할 때 조심해야 하는 것들을 숙지 받았다.

남구 반려견 순찰대는 면접에 이어 교육까지 단단히 받은 우수 대원들이다. 박순석 동물병원 의사에게 사회성·에티켓 교육을 받았고, 남부경찰서에서는 순찰할 때 조심해야 하는 것들을 숙지 받았다. 이날 반려견들이 메고 있던 미니 LED 경광등도 남부 경찰서 협찬이다.

범죄를 막거나 예방하는 역할보다는 지역의 작은 민원이나 어두운 골목을 돌아다님으로써 안심귀가 등에 도움을 주는 부분에 대해 교육을 받았다. 남부 경찰서 관계자는 "절대적으로 견주들과 반려견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정말 위험한 상황이면 112에 신고를 하고, 분쟁이 있다면 개입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죠. 대신 생활안전 불편함에 대한 부분을 우선적으로 살펴봐 달라고 말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반려견 순찰대 활동기간은 1년이며 활동이 끝난 후에는 명예순찰대원으로 임명 될 예정이다. 또한 남구 청년센터는 여러 기관과 협약을 맺어 순찰견들에게 건강검진 할인 ·교육 프로그램 참여 등 다양한 혜택을 부여할 계획이다.

남구 골목을 걷다 형광 조끼를 입은 반려견을 마주친다면 격려와 응원을 건네보는 건 어떨까. 아마 이들 속으로 외치고 있으리라. "우리도 시민들께 도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우리 함께 잘 살아 보자구요 멍멍!"

대구시 남구 청년센터에서 운영하는 반려견 순찰대는 산책하며 범죄를 예방한다는 취지다. 해당 순찰대는 대구에서 최초로 결성됐다. 지난 12일에는 발대식이 열렸다.
대구시 남구 청년센터에서 운영하는 반려견 순찰대는 산책하며 범죄를 예방한다는 취지다. 해당 순찰대는 대구에서 최초로 결성됐다. 지난 12일에는 발대식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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