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장례식장…"분위기 메이커, 열정 가득했던 천생 소방관" [문경 청년소방관 순직]

유족들 슬픔에 말 잊어… 하염없이 눈물만

1일 오후 경북 문경시 산양면 문경장례식장에서 육가공공장 화재현장에 투입됐다 순직한 구조대원의 빈소로 전국의용소방대연합회가 보낸 근조화환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순직한 젊은 소방관 2명의 빈소가 꾸려진 경북 문경장례식장에서는 슬픈 울음소리만 가득했다.

이날 문경장례식장 2층에는 순직한 김수광(27) 소방교의 빈소가 3층에는 박수훈(35) 소방사의 빈소가 각각 마련됐다.

장례식장 내부에서는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슬픈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새어 나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당대표,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광역·기초 의원들의 조문행렬이 발을 이었지만, 유족들은 좀처럼 말을 잇지 못했다.

이철우 도지사는 유족들을 만나 위로했고, 유족들은 "도청장으로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짧게만 대답했다.

장례식장은 유족들의 요청에 의해 취재진의 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정치권 인사들도 최대한 출입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전날 화재 진압 중 소방관 둘이 순직한 경북 문경시 육가공 공장 화재 현장에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헌화한 꽃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이날 동료 소방대원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동료 소방관들은 "모범이 되는 이들이었다"고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순직한 박 소방사와 임용 동기이자 동료인 김태웅(30) 소방사는 "두 분 모두 항상 웃는 모습으로 동료의 분위기를 밝게 해주는 분위기 메이커였다"며 "퇴근 후에도 도민들을 구조하고자 남아서 개인 훈련을 진행할 정도로 열심히 하던 사람들"이라고 회상했다.

이어 "수훈이 형은 특전사 출신이라는 경력을 살려 인명 구조를 위해 힘썼고, 김수광 반장(소방교)도 나이는 어리지만, 구조대원이 되고 싶어 자격증 취득을 위해 밤낮으로 노력할 정도로 열정이 가득했다"며 "거듭된 노력 끝에 자격증을 취득하고 1월에 구조센터로 발령이 났는데 이런 사고를 당하게 돼 너무 슬프다"고 전했다.

박 소방사는 임용 전 태권도 5단으로 사범으로 활동한 경력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소방공무원으로 활동을 하면서도 주말과 방과 후 수업 등을 통해 인근 학교 학생들에게 태권도를 알려주는 재능 봉사를 이어왔다고 동료들은 말했다.

다른 동료 소방대원들도 "전날까지 함께 식사를 하고 대화를 나눴던 이들이 순직한 것에 대해 슬픔을 금치 못하겠다"며 "남은 동료도 큰 충격을 받아 혼자 있으면 순직한 대원들의 모습이 생각나 눈물이 난다고들 한다"고 했다.

한편, 순직 소방대원들은 3일 경북도청 동락관 발인식 후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후 경북 문경시 산양면 문경장례식장에서 육가공공장 화재현장에 투입됐다 순직한 구조대원의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