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서병수 험지 차출…대구경북은 무풍지대?

국민의힘, 부산·경남 중진 서병수·김태호·조해진 의원에 지역구 이동 요청
설 연휴 이후 추가 중진 험지 차출 가능성…민주당 현역 없는 TK 중진 거취 고민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이 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연단으로 향하고 있다. 이날 서 의원은 "오늘 저 서병수는 낙동강 벨트라고 불리는 부산 북·강서구 갑으로 출전하라는 당의 요구를 받았다"며 "당의 결정을 존중하고 따르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여당 내에서 중진의 험지 출마 압박이 거세진 가운데 영남권 중진 김태호‧서병수‧조해진 의원이 당의 요청을 받고 수용하거나 고심하고 있다. 이에 다른 지역 중진도 거취 결단 압박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8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경남지사를 지낸 3선 김태호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현역 김두관 의원이 있는 경남 양산을 출마 요청을 수용했다. 앞서 부산시장을 지낸 서병수 의원은 민주당 현역 전재수 의원이 있는 부산 북·강서구갑으로 지역구를 옮겼다.

아울러 경남 3선 조해진 의원도 민주당 현역 민홍철‧김정호 의원이 있는 경남 김해 갑을 출마를 요청받고 숙고하고 있다. 덧붙여서 울산시장 및 직전 당대표를 지낸 4선 김기현 의원의 울산 북구 차출설도 제기됐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일각에서는 설 이후 현역 컷오프 발표가 이뤄지는 만큼 추가 이동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산‧울산‧경남(PK)에는 앞서 언급된 의원 외에도 경남 5선 김영선, 3선 박대출, 3선 윤영석 의원과 부산 3선 김도읍, 5선 조경태 의원, 울산 3선 이채익 의원 등이 남아있다. 부산 3선 장제원 의원은 앞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이 8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의 경남 양산을 출마 요청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낙동강 벨트를 총선 승리의 교두보로 만들어달라는 당의 간곡한 요청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대구·경북의 경우 지역 내 민주당 현역이 없는 상태다. 대표적 여권 강세 지역으로 모든 지역구 현역 의원이 국민의힘 소속이다.

따라서 3선 윤재옥 원내대표와 5선 주호영, 3선 김상훈 의원은 지역구 이전이 의미가 없고 접점이 아예 없는 타 광역시도로 차출할 경우 현실적으로 승리가 어려운 만큼 사석으로 내몬다는 비판도 제기될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중진을 여권 험지로 꼽히는 수도권에 출마시킬 경우 낙하산 공천 등에 민감한 만큼 자칫 전체 선거판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울러 수도권 경우 전체 119석 중 17석에 그치면서 현역 의원자체가 적고 중진도 서울 4선 권영세, 박진 의원과 경기 4선 김학용, 3선 안철수, 유의동, 인천 4선 윤상현 의원뿐이다.

이외 강원권은 3선 한기호, 4선 권성동 의원이 있고 충청권은 민주당에서 넘어온 대전 5선 이상민 의원 및 충북 5선 정우택, 3선 이종배, 박덕흠 의원과 충남 5선 정진석, 4선 이명수, 홍문표 의원이 있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서병수, 김태호 의원의 경우 부산시장과 경남지사를 한 만큼 지역 내 인지도가 어느 정도 있을 것"이라면서 "대구 중진들의 경우 마찬가지로 지역 내 이동을 요청할 수는 있지만 험지도 아니고 사실상 의미가 없어 보인다. 지도부에서 그렇다고 연고가 전혀 없는 수도권 출마를 요구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