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적 장애인 교회 쇠창살에 가두고 폭행한 60대 목사 구속

장애인들을 보살펴 주겠다며 자신의 교회로 데려와 폭행하고 돈을 뜯은 청주의 한 교회 목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연합뉴스 독자제공
장애인들을 보살펴 주겠다며 자신의 교회로 데려와 폭행하고 돈을 뜯은 청주의 한 교회 목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연합뉴스 독자제공

지적 장애인들을 보살펴주겠다며 교회로 데려와 폭행하고 금품을 갈취한 청주의 한 교회 목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26일 청주 상당경찰서는 강도 상해·중감금 치상 혐의로 목사 A(60대)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1년 7월부터 약 14개월간 쇠창살이 설치된 교회 부지 내 정자에 중증 지적장애인 B(50대)씨를 감금하고 쇠 파이프로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20년 초 요양병원에서 목회 일을 하며 만난 B씨를 잘 돌봐주겠다며 교회로 데려온 뒤 그가 용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수시로 폭행하고, 도망가지 못하도록 정자에 쇠창살을 설치해 가둔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에게 하의를 아예 입히지 않은 채 간이변기 위에 장시간 앉아있게 하고, 변을 다른 곳에 보거나 음식을 빨리 먹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이 외출할 때는 쇠창살에 이불을 널어 감금된 B씨의 모습을 숨겼다. 비장애인 신도들이 찾아오는 주말 예배 시간에만 B씨를 풀어줬다.

또 이 기간 매월 80만원 상당의 B씨의 기초생활수급비를 가로챈 것으로 전해졌다.

발견 당시 B씨는 온몸이 멍투성이였으며, 하반신 일부가 마비돼 현재 요양병원 생활을 하고 있다.

A씨는 지난 1월 4일 교회 내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던 뇌병변 장애인 D(60대)씨의 체크카드와 현금 20여만원을 빼앗고, D씨가 이에 저항하자 마구 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D씨는 이 일로 허리를 크게 다쳐 요양병원 생활을 하고 있다.

A씨는 D씨가 다른 일로 다쳐 병원에 한 달간 입원했다가 돌아오자 그의 간병급여를 받아오던 요양보호사 아내의 수입이 한 달간 끊겼다며 돈을 빼앗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장애인 기관으로부터 A씨가 교회 부지 내 비닐하우스에서 생활하던 다른 지적장애인 부부로부터 수천만 원을 가로챘고, 헌금을 적게 했다는 이유 등으로 여러 차례 폭행했다는 고소장을 접수한 후 이들 외 다른 학대 사실이 있었다는 내용을 추가로 확인,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2014년부터 A씨가 목사를 맡은 이 교회에는 최근까지 모두 6명의 장애인이 숙식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비가 없어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여죄를 조사한 뒤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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