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지역 청년 무역인의 요람, 청무사

권오영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본부장

권오영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본부장
권오영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본부장

사관학교(士官學校)는 장교를 양성하는 군사학교로 정의된다. 경북 지역에는 3개의 사관학교가 있다. 정예 장교를 육성하는 육군3사관학교, 농어업 전문 인력을 키우는 농민사관학교, 그리고 글로벌 무역 인재를 양성하는 '청년 무역 사관학교'(청무사)다.

청무사는 경북도와 한국무역협회가 지역 청년의 취업난과 기업의 인력난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2013년 시작한 교육사업이다. 매년 60여 명의 청년을 대상으로 250시간 이상 강도 높은 교육을 시행한다. 여름 한 달여 동안 무역 이론, 비즈니스 영어, 수출 시뮬레이션 등 무역 실무와 산업 및 직무 이해, 면접 스킬 등 글로벌 무역 현장 취업에 최적화된 교육을 받는다. 지난 11년 동안 총 742명의 청년이 교육을 수료했고, 취업률은 무려 92.2%에 이른다. 무역 지원 기관에서부터 글로벌 대기업, 지역 중견기업 및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현장 일선에서 교육과정 수료생들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해도 지역과 해외에서 대학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160여 명이 교육 신청을 했다. 두 차례 면접과 인·적성 검사 등 종합평가를 통해 60명이 최종 선발된다. 지역 우수 제품의 글로벌 플랫폼 판매 체험을 시작으로 합숙을 통한 팀 빌딩, 무역 실무 능력을 겨루는 모의 수출상담회 참가, 무역 인프라 현장 견학과 해외전시회 참관 등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무엇보다 올해 열두 번째 기수를 맞는 청무사에 거는 기대는 여러 면에서 더욱 크다.

지난 11년 동안 청무사를 수료한 선배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경북청년무역인연합의 참여다. 지난해 발족된 이 조직은 기수별 우수 취업자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후배들의 취업을 밀착 지원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자기소개서 작성, 기업 면접 스킬, MZ세대의 직장 생활 노하우에 이르기까지 생생한 정보를 공유해 주고 있다.

또 최고의 교육기관과 대기업이 협력해 사업을 운영한다는 점이 기대감을 높인다. 한국무역협회는 무역 분야 최고의 교육기관인 무역아카데미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무역아카데미의 효과적인 커리큘럼 운영과 우수한 강사진이 청무사를 이끌고 있다.

올해부터는 최신 교육 트렌드와 각종 산업 및 취업 직무교육에 전문성을 가진 한국표준협회도 교육 전면에 나선다. 국내 최대 종합상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도 동참한다. 종합상사 현직 재직자가 교육생들에게 수출입 시뮬레이션 지도를 돕는 한편 무역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기회도 제공한다.

지역 중견 및 중소 수출 기업에 대한 인력 매칭도 크게 기대된다. 사관학교 수료생 취업률이 90%를 넘는 가운데 이 중 대구와 경북 지역으로의 취업자 수는 절반이 넘는다. 일자리를 찾아 지역 인재들이 대거 수도권으로 떠나고 있는 상황에서 청무사가 지역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제공하고 지역에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방증이다. 교육과정 수료 취업생들에 대한 각 기업 인사 담당자들의 만족도 또한 높아 올해도 여러 기업의 사전 채용 수요가 높은 편이다.

경북도는 최근 초저출산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완전 돌봄, 안전 주거, 일과 생활의 균형, 양성평등 등 4대 분야 72개 실행계획이 추진될 예정이다. 이의 원활한 추진과 함께 지역 인재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지역 기업에 자리를 잡아갈 수 있도록 돕는 출산 전쟁 장기화에 대비한 지원 방안도 필요하다. 청무사와 같이 지역 인재를 직접 양성하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그 출발선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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