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평범해 보이는 주택가 골목길이 42억원…과거 지주택 추진 지역

매물 등록된 수성구 범어동 압류재산 관심
지주택 사업은 별다른 성과 없이 5년 정체
부동산 경기 탓에 낙찰 전망 밝지 않아

한국자산관리공사 압류재산 매각 공고에 등록된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여자고등학교 인근 골목길. 구민수 기자
한국자산관리공사 압류재산 매각 공고에 등록된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여자고등학교 인근 골목길. 구민수 기자

최근 방문한 대구 수성구 범어동 한 주택가. 인근에는 1천800가구가 넘는 신축 아파트 단지가 입주를 시작하면서 대구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 주변은 곳곳에 빈집의 흔적이 가득했다. 오래된 단독주택들이 즐비한 이곳은 최근 평범해 보이는 골목길이 공매 물건으로 나오면서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압류재산 매각 공고에 따르면 지난 13일 대구여자고등학교 인근 도로 650㎡가 매물로 등록됐다. 최저입찰가(예정금액)는 38억9천350만원으로 소유권 이전비용 등 3억2천318만원을 포함하면 총 매입가는 42억1천668만원이다.

이번에 공매로 나온 도로는 과거 주택사업을 위해 기존 소유권자들에게서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9년 한 지역주택조합이 해당 도로가 포함된 3만4천534㎡ 사업부지에서 807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을 지으려고 시도한 바 있다.

그러나 토지 계약 후 대금 완납이 이뤄지지 않아 기존 소유권자가 근저당권을 설정했고 세금 체납까지 발생했다. 사업진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체납에 의한 압류로 매각 절차가 진행된 것이다. 매각 후 낙찰대금은 근저당권자들과 과세당국의 체납된 세금 보전을 위해 배당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구역에서 추진되던 지역주택사업은 2019년 10월 14일 조합원 모집 신고 이후 별다른 진척이 없다. 지역주택사업은 ▷조합원모집신고 ▷조합설립인가 ▷사업계획승인 ▷착공 순으로 진행되는 데 5년 동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려면 토지소유권 15%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데 아직 요건을 갖추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해당 조합이 지난 2022년 10월 해산 총회를 한 차례 가졌으나 조합원들의 의견에 따라 조합 해산은 하지 않고 사업을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좋으면 낙찰을 기대해볼 수 있지만 현재는 전망이 밝지 않다"며 "실제로 사용하려고 해도 건축행위를 하기 힘든 도로이기 때문에 사용목적성도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압류재산 매각물 위치도. 한국자산관리공사
압류재산 매각물 위치도. 한국자산관리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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