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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루마니아, 원전 협력 강화…K원전 수출 무대 넓어지나

尹-요하니스 정상회담 이후 원전 수출 기대감 고조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전경. 매일신문 DB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전경. 매일신문 DB

한국과 루마니아 양국이 지난 23일 정상회담을 통해 원전, 방위산업 등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데 따라 원전 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루마니아의 원전 설비 개선과 신규 원전 건설에 우리 기업의 참여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공식 방한 이틀째인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대한민국과 루마니아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한국과 루마니아가 향후 정치‧안보, 경제‧투자, 문화‧교육 등 분야에서 미래지향적으로 협력한다는 게 공동성명의 핵심 내용이다.

이어 양측 대표단은 '원전 협력' 등 5건의 협정 및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원전협력 양해각서는 ▷원전 설비 개선 ▷안전 설비 ▷기자재 공급망 ▷핵연료 ▷중소형모듈원자로 ▷방사성폐기물 관리 등을 핵심 협력 분야로 담고 있다.

이 양해각서 체결로 향후 루마니아가 추가로 발주할 것으로 보이는 신규 원전 건설 사업과 기존 원전 설비 현대화 사업에서 한국 원전 기업들이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루마니아는 지난해 12월 한국과 함께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넷제로 뉴클리어 이니셔티브'를 선언하며 2050년까지 원전 용량을 3배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루마니아는 현재 동부 체르나보다 원전 단지에 신규 원전 2기(3·4호기)를 추가 건설하고, 기존 원전 2기(1·2호기)를 현대화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 규모만 1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다 SMR(소형모듈원자로) 도입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해 6월 루마니아 원자력공사(SNN)가 발주한 2천500억원 규모의 체르나보다 원전 삼중수소제거설비(TRF) 건설 사업을 수주했다. 한국 정부도 루마니아에 원전 설비 개선, 신규 원전 건설 등에 우리 기업의 참여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실제 한수원은 최근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1호기 설비 개선 사업 계약 태스크포스(TF) 조직을 신설하고 추가 입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루마니아 당국은 2026년 말 1차 운영기간 만료 후 추가 30년 운전을 위해 2027년부터 압력관과 터빈·발전기 구성품 교체 등 대규모 설비개선에 들어갈 예정이다. 총사업비는 2조5천억원 규모다.

체르나보다 3·4호기의 경우 루마니아는 당초 중국 원자력공사(CGN)와 합작으로 건설을 추진했으나 지난 2020년 미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철회한 바 있어 경쟁자가 줄어든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양해각서 체결로 정부 차원의 중장기적인 제도적 협력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폭넓은 분야에서 협력 논의가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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