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말&] 택배 비닐도 이렇게 버리자…환경의 달 6월, ‘에코 챌린지’ 해보니

작은 비닐, 스티로폼 완충재 등 재활용품 아닌 일반 쓰레기로 배출
텀블러 쓰고 탄소중립포인트 쌓고…외출땐 다회용기·유리 빨대 챙겨

5일간 배출한 재활용품 쓰레기들.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겠다고 마음 먹었건만 쉽지 않았다.
5일간 배출한 재활용품 쓰레기들.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겠다고 마음 먹었건만 쉽지 않았다.

오랜만에 돌아온 주말앤 팀이 환경의 달 6월을 맞아 야심차게(?) 각자 5일 간의 에코 챌린지를 펼쳤다. 나름 마트에 갈 때 장바구니를 챙기고, 외출 전엔 사용하지 않는 전기코드를 꼭 뽑으며, 뛰어난 먹성 덕에 '잔반 NO 챌린지'는 상시 달성하고 있는 우리였지만 막상 본격적으로 에코 챌린지를 해보니 얼마나 허점이 많았는지! 세 명의 얘기를 읽어보며, 나는 어떻게 환경 보호를 실천하고 있는지 한 번 체크해보는 게 어떨까.

◆소현 "스티로폼 완충재가 일반쓰레기라고?"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최근에 잘산템(잘 산 아이템)에 대한 얘기가 나왔어. 내 잘산템은 바로 욕실 방수 휴대폰 거치대! 방수가 되는 통에 휴대폰을 넣고, 샤워 부스 안 눈높이 맞는 곳에 척! 붙이면 되는거야. 샤워 하며 내가 좋아하는 영상을 마음껏 시청할 수 있으니 만족도 최상이잖아? 그 때 비수처럼 꽂히는 한마디. "그거 환경 파괴 주범아닌가? 영상 보면서 씻으면 평소보다 오래 씻게 되고, 그게 물낭비지 물낭비."

지인의 말대로 욕실 휴대폰 거치대로 인해 나의 샤워 시간은 10여 분 정도 늘었어. 샤워가 끝나도 영상이 끝나지 않으면 의미 없이 물을 쐬고 있었던거지. 그러고보니 샤워 하는 내내 물을 끄지 않는 습관도 문제야. 비누칠, 샴푸질, 양치질을 할 때도 물을 쐬는 버릇이 어느샌가 정착돼 있었어. 따뜻한 물로 피로를 푸는 동안 환경의 피로는 쌓이고 있었던거야.

물낭비 주범이었던 욕실 휴대폰 거치대. 따뜻한 물로 피로를 푸는 동안 환경의 피로는 쌓이고 있었다.
물낭비 주범이었던 욕실 휴대폰 거치대. 따뜻한 물로 피로를 푸는 동안 환경의 피로는 쌓이고 있었다.

주부 3년차로서 환경 보호를 나름 실천하고 있다고 자부했던 나는, 이번 챌린지를 하며 허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어. 특히 재활용품 분리배출! 다들 비닐 버릴 때 쪽지처럼 접어서 버렸지? 쫙 펴서 버려야해. 믹스커피 끝에 잘라낸 부분도 비닐로 분류했었다고? 자르고 남은 작은 비닐은 일반쓰레기야.

아이스팩 처리도 문제였어. 물로 된 아이스팩은 가위로 윗부분을 잘라 안에 있는 물을 따라서 비닐에 분리배출하면 돼. 하지만 젤리 보냉제가 들어있는 건 방법이 다르다는 사실! 자르지 말고 전체를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려야 해. 또 요즘에는 아이스팩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준다는 취지에서, 아파트나 주민자치센터에 별도로 수거함이 마련돼있는 곳도 있대.

과일 완충재나 얇은 스티로폼 완충재도 일반쓰레기로 분류돼. 뿐만 아니라 비닐 코팅된 종이, 치약처럼 물로 헹굴 수 없는 플라스틱도 일반 쓰레기야. 주변에 알려줬더니 의외로 몰랐다며 놀라는 사람들이 많더라.

이제 난 요리 할 때도 나쁜 습관을 고쳐나가기로 결심했어. 남은 식재료를 보관할 때는 비닐 대신 다회용 용기를 쓰고, 키친타올이나 물티슈 대신 행주를 쓰는 습관을 들일거야. 오만했던 주부 3년차. 4년차 때는 진정한 환경 지킴이로 거듭나보리!

외출할 때마다 텀블러를 들고 나서는 것이 쉽진 않았지만, 무심코 쓰는 종이컵이나 일회용 플라스틱컵을 확실히 안쓰게 된다.
외출할 때마다 텀블러를 들고 나서는 것이 쉽진 않았지만, 무심코 쓰는 종이컵이나 일회용 플라스틱컵을 확실히 안쓰게 된다.
일부 카페들은 다회용컵 활성화를 위해 텀블러 세척기를 구비해놓고 있다.
일부 카페들은 다회용컵 활성화를 위해 텀블러 세척기를 구비해놓고 있다.

◆현정 "다회용컵 쓰면 포인트 준대!"

어머 세상에, 나의 선견지명이었던 것일까. 마침 충동구매했던 스탠리 텀블러가 도착했지 뭐야? 그래서 '텀블러 챌린지'에 도전했어. 실생활에서 환경 보호를 실천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했는데, 5일간 외출할 때마다 텀블러를 챙겨나가는 게 여간 쉽진 않더라고. 하지만 일회용품을 쓸 일이 없어지는 확실한 방법이니 추천하고 싶어.

출근 전 카페에 들러 커피를 주문하며, 개인컵에 담아달라는 말과 함께 텀블러를 건넸어. 많은 카페들이 개인컵 사용을 장려한지 꽤 됐지만 난 이제서야 처음으로 개인컵 주문을 해봤다는 게 조금 부끄러워지더라. 내가 찾았던 스타벅스의 한 체인점은 다회용컵 활성화를 위해 텀블러 세척기도 구비해놓고 있었어.

또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이렇게 환경 보호 실천에 동참하면 인센티브도 따라온대. '탄소중립포인트 제도'인데, 카페에서 다회용컵을 이용하면 1건당 300원이 쌓여. 스타벅스 앱에서 탄소중립포인트제와 연동해 자동으로 포인트를 쌓게 할 수도 있어.

11일 기준으로 14곳의 카페에서 참여하고 있는데 메가커피, 더벤티, 스타벅스, 폴바셋 같은 익숙한 브랜드도 보이더라. 몇 분만 투자하면 커피도 마시고, 환경친화적이며, 쏠쏠한 혜택도 따라오니 추천할게!

스타벅스에서 개인컵 등을 사용하면 앱을 통해 탄소중립포인트를 쌓을 수 있다.
스타벅스에서 개인컵 등을 사용하면 앱을 통해 탄소중립포인트를 쌓을 수 있다.

◆연정 "무심코 산 과자, 그 속엔…"

에코 챌린지를 하는 5일 내내, 위기의 연속이었어. 쓰레기 발생 자체를 최소화하자는 목표를 너무 크게 세웠나. 아침에 무심코 커피머신을 켰고, 커피를 내리고 맛있게 들이켜며 깨달았지. 아 눈뜨자마자 커피캡슐 쓰레기가 발생했구나. 정말 다행히, 이 브랜드는 캡슐을 모아 매장에 가져다주면 재활용을 한다는 게 생각났어. 수거함에 커피캡슐을 넣으며 가슴을 쓸어내렸지.

정신을 바짝 차려야한다! 점심을 사기 위해 김밥 가게에 들르기 전, 집에서 다회용기를 챙겼어. 용기를 들고 가게에 들어가는 게 생각보다 용기가 필요한 일이더라. 하지만 정작 쭈뼛거린건 나뿐. 사장님은 너무 자연스럽게 김밥을 담아주셨고, 용기를 들고 나온 나의 마음 속에는 뭔가 모를 뿌듯함이 차올랐어.

그 뿌듯함에 취해서였을까. 나도 모르게 신나서 과자를 샀지 뭐야. 오 마이 갓, 심지어 종이박스 안에 개별 비닐포장이었어. 박스를 뜯는데 정신이 아득해지더라고. 이제 과자 하나 사먹을 때도 쓰레기가 얼마나 생길지 생각을 하게 돼.

텀블러에 커피를, 다회용기에 음식을 포장하고 카페에서는 유리 빨대를 사용해봤다. 확실히 일회용품 배출을 덜하게 된다!
텀블러에 커피를, 다회용기에 음식을 포장하고 카페에서는 유리 빨대를 사용해봤다. 확실히 일회용품 배출을 덜하게 된다!

기사를 쓰기 위해 카페를 자주 들르는데, 무심코 쓴 종이 빨대, 플라스틱 빨대에 또 아차 싶었어. 오늘만큼은 쓰레기를 만들지 않겠다고 다짐했건만..! 그리하여 다음 날 내 손에 들린 것은 바로 유리 빨대. 텀블러 살 때 들어있던건데, 이걸 지금까지 한 번도 안썼다니.

커피를 주문하며 "빨대는 안꽂아주셔도 괜찮아요"라고 하니 직원이 날 대단하다는 눈빛으로 보는 것 같은 느낌? 언제까지나 나의 느낌이지만 그만큼 뿌듯했단거야!

다음 날은 더욱 신이 나서, 회사로 출근하기 전 텀블러를 챙겼어. 평소 같았으면 회사에 비치된 종이컵을 쓰거나, 아무 생각 없이 카페에서 일회용컵에 테이크아웃을 했을텐데 텀블러를 쓰니 일회용품 사용도 줄이고 위생적인데다 시원함이 더 오래가는 효과까지.

다들 오늘 하루를 돌아보고 일회용품을 얼마나 썼는지, 내가 버린 쓰레기 양은 얼마나 되는지, 분리수거는 잘했는지 한 번 생각해보길 바라. 그러면 내일은 좀 더 지구를 생각하는 삶을 살게 될걸!

◆조금 귀찮아도, 지구를 생각해요

4일 만에 이만큼 쌓여버린 재활용 쓰레기들.

(사진 왼쪽부터)

1. 택배 비닐에 붙은 종이는 반드시 제거한 뒤 버리세요.

2. 페트병 라벨도 떼내주세요. 아예 무라벨 페트병을 사는 것도 추천!

3. 상자에 붙은 테이프도 제거해주세요.

4. 물이 아닌 보냉제 등 다른 액체가 든 아이스팩은 일반 쓰레기로 처리해주세요.

무라벨 페트병, 플라스틱, 비닐, 종이 등 분류에 맞게 분리배출을 착착 해줍니다.
4일 만에 이만큼 쌓여버린 재활용 쓰레기들.
무라벨 페트병, 플라스틱, 비닐, 종이 등 분류에 맞게 분리배출을 착착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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