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과 당 대표직에 출사표를 던진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잇달아 대구경북(TK) 민심잡기에 나섰다. 전국적 지지세를 결집하기에 앞서 보수정치의 오랜 텃밭을 공략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25일 오후 경북도청을 찾아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지역 현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도청에서 기자들과 만난 황 비대위원장은 "영남은 선비들의 전통이 있는 곳이다. 그 정신들이 지금 우리 당을 이끌고 있다"며 "우리가 '뿌리'를 모르면 안 된다. 앞으로 초·중·고 각급 학교에서 안동을 찾아 선비문화를 배우고 느낄 토대를 마련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 도지사는 "(국민의힘은) 남 탓 말고 당과 당원을 확충해야 한다. 국내 유권자가 4천만명이면 400만 당원을 모아야 한다"며 "당 대표 등 당내 최고위직은 적어도 당에서 몇십 년 이상 머문 사람이 해야 한다.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황 비대위원장은 이에 앞선 이날 오전 대구시청 산격청사를 찾아 홍준표 대구시장도 예방했다.
황 비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 당은 대구경북이 중심"이라며 "대한민국의 정신적인 맥이 특히 안동 선비 문화에서 뿌리를 두고 발전해 왔기 때문에 우리 당도 그런 정신을 이어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기 당 대표 적임자에 대해선 "우리 당이 지금 많이 어지럽다. 그래서 당을 바로잡아주실 분이 필요하다"며 "당정이 하나가 돼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 그리고 이 시대에 마땅히 해야 될 일을 같이 힘차게 손잡고 할 분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황 비대위원장은 또 "추경호 원내대표가 무거운 책임을 지고 사퇴했지만, 재신임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내대표가 지금 또 바뀌면 당이 안정이 안 된다"며 "추 원내대표가 담대하게 마음을 잡아서 힘차게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힌 원희룡 전 장관도 이날 경북도청을 찾아 이철우 도지사를 만났다.
원 전 장관은 "내게는 어려울 때 당을 위해 희생하는 정신과 3선 국회의원, 재선 도지사, 국토교통부 장관 등 경험이 풍부하다"며 "(차기 당 대표는) 낙선한 원외 위원장과 집단적 무기력증에 빠진 당원의 힘을 하나로 뭉치는 데 모든 것을 바쳐야 한다. 저는 경험이 있고 당정 간 모든 정책을 조율할 능력과 정책 추진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원 전 장관은 이 도지사에게 "큰 뜻이 있는데 어떻게 영남을 버리겠느냐. 저는 작은 섬(제주도)에서 와서 아무런 세력도 없다. 저를 '영남의 양아들'로 받아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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