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의 새로움은 어디에서 어떤 식으로 찾아야 하며, 무엇으로 '현대성'을 확보할 수 있을까. 서숙희 시조 시인은 스스로 질문을 던졌다. 전통 시조가 쓰여지던 수백년 전과 다른 감성 구조가 형성될 수밖에 없는 현 사회에서 그의 시적 태도는 품이 넓고 자유롭게 열려있다. 이번 그의 다섯 번째 시집 '빈'에서는 격조나 전통처럼 무거움을 생각하지 않는 시조 쓰기를 지향하겠다는 시인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책의 저자 서숙희 시인은 경북 포항에서 태어나 1992년 매일신문,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과 1996년 '월간문학' 신인상 소설 당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다수의 시집을 출간하고 중앙시조대상, 김상옥시조문학상, 백수문학상 등 국내 최고 권위의 시조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의 표제작 '빈'은 뜻 그대로 없기 때문에 상실과 결여의 현재형이다. 다만 외롭고 쓸쓸한 느낌만 가득하지는 않다. '빈'이라는 단어는 욕심이나 집착 따위의 생각이 없게 되는 상태로 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러 속성을 고려했을 때 이 작품은 상실의 부정성과, 한편으론 무언가 없음으로써 얻어지는 해방감의 긍정성이 모순되지 않음에 주목한다. 이 외에도 총 5부로 구성돼 통찰력있고 눈에 띄는 현대적인 작품들로 채워져있다.112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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