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상대로 북부 레바논 국경을 넘어 지상 작전을 시작했다. 이는 2006년 이후 18년 만에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상대로 지상전을 개시하는 것으로 중동 지역 확전 우려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1일(현지시간) 오전 1시 50분쯤 성명에서 "군은 레바논 남부 국경 지역의 헤즈볼라 테러 목표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제한적이고 국지적이며 표적화된 '지상 습격'(ground raids)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제한적인 지상전
이스라엘군은 지상 작전에 앞서 전날 저녁 레바논 국경 접경지 일부를 '군사제한구역'으로 선포한 뒤 해당 지역을 봉쇄하고 집중 포격을 가하며 정지 작업을 했다.
이후 1일 0시쯤 레바논 국경지대 아다이시트, 크파르켈라 등 마을을 가로질러 이스라엘군이 이동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달 23일 헤즈볼라를 상대로 '북쪽의 화살' 군사 작전을 선포하고 레바논 남부 등지에 연일 대규모 공습을 진행해왔다.
이후 지난달 27일 32년간 헤즈볼라를 이끌어온 최고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를 표적 공습해 살해한 데 이어 나흘 만에 레바논 국경 너머로 진입해 군사 작전의 '다음 단계'에 돌입했다.
이스라엘군은 동시에 공군과 포병대를 동원해 레바논 남부의 군사 목표물을 공습하면서 지상 작전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까지는 지상 작전이 제한된 지역에서 소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스라엘이 최근 북부 지역에 병력 수천 명을 집결한 데 이어 국경 근처로 탱크와 장갑차 등을 최소 120대 집결시키는 등 작전이 더 큰 규모로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이스라엘 지지
미국은 중동 지역에 F-15E, F-16, F-22 전투기, A-10 공격기 등의 비행대대와 지원 인력 수천 명을 파병한다고 밝혔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1일 이스라엘의 레바논 지상전 개시와 관련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협의하고 전폭 지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남긴 글에서 "오늘 갈란트 장관과 안보 상황과 이스라엘의 작전에 대해 협의했다"며 "나는 미국이 이스라엘의 방어권 지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우리는 레바논의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 지역에 대해 (지난해) 10월 7일에 했던 것과 같은 공격을 할 수 없도록 국경을 따라 공격 인프라를 해체해야 할 필요성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 공격을 감행할 경우 이란에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고 밝혔다.
◆고심하는 이란
이란은 아직 구체적인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란은 전날 레바논에 "추가 병력을 보낼 필요가 없다"며 파병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란은 지난달 27일 헤즈볼라 수장 나스랄라가 이스라엘 공습으로 폭사하자 "나스랄라의 피는 복수 없이 끝나지 않는다"라며 보복을 다짐한 상태다.
앞서 이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하마스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에 이어 나스랄라까지 '저항의 축'의 핵심 세력들이 연이어 이스라엘에 목숨을 잃으면서 이란 내에서는 보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온건파들 사이에서는 이미 서방 제재로 고립된 경제가 전쟁으로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이라 이란 입장에선 현 상황이 딜레마에 빠져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지상전 국면이 본격화하면서 레바논에서 전쟁을 피해 인근 시리아 등으로 넘어가는 피란 행렬도 늘고 있다.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대표는 전날 오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레바논을 떠나 시리아로 넘어간 난민 수가 10만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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