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대 과학기술원(과기원)에서 올해 입학한 신입생 10명 중 1명 이상이 2학기에 휴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대부분 내년부터 대폭 정원이 늘어나는 의대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아 이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정헌 의원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4대 과학기술원으로부터 올해 입학한 신입생 중 2학기에 휴학한 수를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총 155명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는 UNIST 68명(최소치 추정), KAIST 40명(최소치 추정), GIST 18명, DGIST 29명으로 집계됐다. KAIST와 UNIST는 1, 2학기 휴학생과 1학기 휴학생 수를 의원실에 전달했는데 이 값 차이로 최소치를 추정했다.
이들 대학의 신입생 수는 1천530명(KAIST 730명, GIST 200명, DGIST 200명, UNIST 400명)인데, 이 중 10.1%가 휴학을 한 셈이다.
4대 과기원의 1, 2학기 휴학생을 모두 합하면 185명(12.1%)에 달한다. 1학기 휴학생은 UNIST가 18명, KAIST 8명, GIST 2명, DGIST 2명 등 총 30명이었다.
아울러 최근 4년간 중도 탈락자(자퇴 및 제적)도 증가하는 추세였다. 의원실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4대 과기원의 지난해 중도 탈락자는 총 288명이었다.
4대 과기원의 중도 탈락자는 2020년 277명, 2021년 259명, 2022년 295명 등이다.
과학기술원은 다른 대학과 달리 교육부가 아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속으로, 학사 운영이 자유로워 이공계 특화 커리큘럼을 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럼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휴학한 학생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이정헌 의원은 "의대 증원으로 4대 과기원 인재 유출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올해 4대 과기원 휴학자 수가 185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의대 열풍으로 인재들이 신입생 때부터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의대 입시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공계 인재들에게 열심히 공부하고 성과를 내면 미래에 보상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며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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