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유발 하라리에 'K엔비디아' 언급…"공산주의자라 공격 받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사피엔스'의 저자이자 이스라엘의 세계적 석학인 유발 하라리 전 히브리대 역사학과 교수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인공지능(AI)을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피엔스'의 저자이자 이스라엘의 석학인 유발 하라리 전 히브리대 교수를 만나 자신의 'K 엔비디아' 발언을 언급하며 "자신이 공산주의자냐"고 물었다.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하라리 교수를 만난 이 대표는 인공지능을 주제로 100분간 일대일 대담을 나눴다.

이 대표는 "기술 개발 능력이 있는 거대기업이 엄청난 부를 누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것을 제지할 수도 없고 세금을 매기는 것은 저항이 심하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에 대한 공공의 투자 참여를 하는 것은 어떠냐고 말했다가 공산주의자라고 공격을 많이 받았다"며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문했다.

이에 하라리 교수는 "나는 경제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경제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다"고 직접 답하진 않았다.

그는 국부펀드 등을 활용해 정부가 기업에 지분 투자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19세기 산업혁명 당시 기업의 아동 노동 문제를 예로 들었다.

하라리 교수는 "큰 기업이나 재벌은 '우리 방식대로 할 것'이라며 저항하는 경우가 많다. 산업혁명 당시 기업들은 아동 노동력을 착취했다. 아마 대표님께서도 경험해 보셨을 것"이라며 "아동 노동은 비윤리적일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좋지 않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 교육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좋으며,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의 개입'의 예로 부의 재분배가 아닌 복지 향상 사례를 들었다. 그는 "일자리 시장은 미래에 어떤 모습이 될 지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며 "분명한 것은 굉장히 불안정할 것이고 굉장히 유동적일 것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AI가 점점 똑똑해지며 인간을 대체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계속 재활하고 스스로를 만들고 새로운 직업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라리 교수는 "두가지 큰 질문이 있다. 그 돈을 누가 댈 것인가? 사람들이 재교육, 재훈련을 받는 동안 누가 부양할 것인가다"라며 "이런 금전적 지원 뿐 아니라 심리적 지원도 중요하다. 평생, 계속 변해야 한다는 것은 굉장한 스트레스이기 때문에 정신보건 영역에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와 하라리 교수는 인공지능 시대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이 대표는 "기술 발전의 성과를 특정 부류가 독점하며 결국 더 나쁜 세상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하라리 교수는 "사람들 사이에 신뢰가 쌓여야 AI를 제어할 수 있다"면서 "다만 나라 간, 서로 간 신뢰가 깨지고 있고 벽을 쌓고 이민자들을 못 들어오게 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I는 사악하지 않다. 제대로만 사용하면 역사상 최고의 발명품이 될 수 있다"며 "책임 있는 방식으로, 어떻게 사회를 통합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두 사람은 이 대표가 대선을 앞뒀던 2021년에도 대담을 가진 바 있으며 이번 만남은 그 이후로 4년 만이다.

'사피엔스'의 저자이자 이스라엘의 세계적 석학인 유발 하라리 히브리대 전 교수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인공지능(AI)을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