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르포] "입고 나온 옷 한 벌이 전부"…화마가 할퀸 상처에 3형제 '한숨'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화재로 터전 잃은 안평면 신월리 현장…터전 잃은 3형제 "막막"
"순식간에 불길 번져…요양원 계신 부모님께 말씀 못 드릴듯"

경북 의성군 대형 산불 발생 이틀째인 23일 안평면 신월리 한 주택이 산불로 전소된 가운데 피해 주민이 잔불을 정리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경북 의성군 대형 산불 발생 이틀째인 23일 안평면 신월리 한 주택이 산불로 전소된 가운데 피해 주민이 잔불을 정리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경북 의성군 대형 산불 발생 이틀째인 23일 안평면 신월리 한 주택이 산불로 전소된 가운데 불에탄 집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경북 의성군 대형 산불 발생 이틀째인 23일 안평면 신월리 한 주택이 산불로 전소된 가운데 불에탄 집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23일 오전 의성군 안평면 신월리 신동마을. 옹기종기 모인 민가에는 화마가 할퀴고 지나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창고 지붕은 검게 그을리거나 잿빛이 감돌았고, 운전석이 모두 타버린 화물차도 눈에 띄었다. 강한 열기를 이기지 못하고 마감재가 흘러내린 지붕들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마을 안길에 세워둔 경운기는 불길에 휩싸인 듯 바퀴가 모두 녹아내렸다. 불길에 뼈대만 남아있는 집들을 지나 마을 끝에 이르자 폭격을 맞은듯 완전히 무너져 내린 집이 시야에 들어왔다.

사람이 살던 흔적은 무너진 흙벽이 전부였고, 마당 구석에는 우그러진 샌드위치 패널과 벽체 잔해만 쌓여 있었다.

불에 탄 기둥과 벽체, 외양간만 남아있는 집 마당에서 김민수(52) 씨 3형제가 말없이 서 있었다. 이 집에는 큰 형과 막내 동생이 함께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무너진 지붕 아래, 아직도 흰 연기가 피어오르는 방 구석에 막내 동생 김역수(47) 씨가 세숫대야로 물을 부었다.

화마가 휩쓸고 간 흔적은 처참했다. 지붕은 모두 무너졌고, 단 하나의 세간살이도 남은 게 없었다. 부모님과 함께 일군 터전이 한순간에 모두 무너진 셈이다.

마당 한쪽에는 불에 탄 경운기와 트랙터, 관리기, 이앙기 등 각종 농기계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군위에서 달려온 둘째 동생 김재영(50) 씨는 "불에 타 버린 농기계들만 6천만원 상당"이라며 "모두 아껴가며 하나씩 사 모은 농기계들"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남아 있는 건 소 두 마리와 송아지 한마리가 전부다. 다행히 화마 속에서도 소들은 목숨을 건졌다.

두 형제가 산불 발생 소식을 들은 건 전날 오후 1시 30분쯤. 산에서 나는 연기를 보고 대피 방송을 들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불티가 날아들기 시작했다.

큰형 김민수 씨는 "지붕에서 시작된 불길은 순식간에 집 전체로 번지기 시작했고, 손 쓸 겨를없이 번져 나갔다"고 했다. 다급하게 빠져나온 형제가 들고 나선 건 입고 있는 옷 한 벌이 전부였다.

연로한 김씨의 부모는 모두 요양병원에 머물고 있다. 한동안 말이 없던 3형제는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 어떻게 해야 할 지 정말 막막하다"고 되뇌였다.

그들은 "집이 사라졌다는 얘기는 요양병원에 계신 부모님께는 도저히 말씀드리지 못할 것 같다"고 또다시 말을 잇지 못했다.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대구경북 지역 리더들은 2일 '2026 대구경북 신년교례회'에서 경제 대도약을 다짐하며 대구경북 신공항의 성공적인 추진을 강조했다. 이날 행...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아들 임모 군과 함께 샌프란시스코 체이스센터에서 열린 NBA 경기,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유타 재즈'를 관전하...
서울 시청역 인근 대규모 집회에서 80대 남성이 심정지로 발견되어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사망했다. 대구에서는 추억의 놀이 '경찰과 도둑'을 ...
미국은 3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하고 압송하는 작전을 실행했다. '확고한 결의'(Operation..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