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먹으면서 늙지 않는 법'…칼로리 제한 없이 세포 수명 늘리는 방법은

경북대, 예일대와 공동 연구…단백질 조절 통해 칼로리 제한 효과 분자생물학적으로 구현
세포 수명 조절 핵심 단백질 'Ubc9' 규명…노화 치료제 개발 새 전기 마련

미국 예일대 마크 호크스트래서(Mark Hochstrasser) 교수
미국 예일대 마크 호크스트래서(Mark Hochstrasser) 교수
경북대 정동원 박사과정생
경북대 정동원 박사과정생
경북대 류홍열 교수
경북대 류홍열 교수

칼로리를 줄이지 않고도 노화를 늦출 수 있는 획기적인 분자생물학적 방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제시됐다. 세포 내 단백질 조절 경로를 활용한 새로운 노화 지연 메커니즘을 밝혀낸 것이다. 식욕 억제 기반 기존 방식의 한계를 넘어선 노화 치료 전략으로 평가된다.

경북대학교 생명공학부 류홍열 교수 연구팀은 미국 예일대학교 마크 호크스트래서(Mark Hochstrasser) 교수팀과의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칼로리를 줄이지 않고도 칼로리 제한과 유사한 생리적 상태를 유도해 세포의 노화를 지연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경북대 G-램프 사업단의 1대1 랩 매칭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칼로리 제한은 단백질 발현 억제와 세포 성장 억제를 통해 생물의 노화를 늦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기존 칼로리 제한 모사체는 식욕 억제 방식을 채택해 정신적, 생리적 부작용이 뒤따르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류 교수팀은 세포 내 수모화(SUMOylation)에 관여하는 핵심 단백질 'Ubc9'를 조절해 이러한 문제 없이 칼로리 제한과 유사한 세포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Ubc9를 인위적으로 조절하면 단백질 번역과 에너지 대사 조절이 이루어져 세포 수명이 연장된다. 반대로 Ubc9 경로가 차단되면 실제로 칼로리 섭취를 줄이더라도 수명 연장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밝혀졌다. 이는 Ubc9이 노화 조절의 핵심 분자라는 점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는 경북대 생명공학부 정동원 박사과정생이며, 교신저자는 류홍열 교수와 마크 호크스트래서 교수다. 연구 성과는 세계적 권위의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4월 20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류홍열 교수는 "이번 연구는 노화로 인한 질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전략의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며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부작용 없는 노화 조절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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