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에서 전국 1호 CR리츠가 출시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가운데 벌써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분양 무덤'으로 불리는 대구 지역을 시작으로 CR리츠가 시동을 걸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지만 수분양자들이 아파트 가격 하락, 임대아파트화 등 불만을 제기하고 나서 갈등이 점화되는 모양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2021년 7월과 9월에 각각 분양한 주상복합 아파트 '힐스테이트 대구역 퍼스트(216가구)'와 '힐스테이트 대구역 퍼스트2차(174가구)' 미분양 물량 해결을 위해 CR리츠 가동을 고심하고 있다.
지난달 9일 힐스테이트 대구역 퍼스트 1차와 2차 아파트 시행사는 공문을 통해 "모두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정부 정책 하에 미분양 해소방안(CR리츠 등) 및 단지활성화를 위한 입주촉진 방안을 추진 검토하고 있다"며 "참고로 우려하시는 LH 매각, 임대는 검토 대상이 아니며, 현재 검토중인 CR리츠의 경우 미분양 가구를 분양가 이상으로 매각해 미분양 해소 및 단지가치 상승(전, 월세 통한 입주활성화 및 일정 기간 매매유보)을 제고하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수분양자들은 공문에서 등장한 CR리츠가 시행될 경우 아파트 가격 하락은 물론 임대아파트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수분양자 측은 최근 대구에서 진행한 CR리츠가 감정평가액의 83%에 매입한 데다, 주택 공급 당시 분양단지였던 아파트가 임대주택이 되는 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분양자 대표단은 "아파트 가격이 낮아지고 임대아파트가 될 거였다면 분양을 받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분양가 이상 리츠 전환' 계획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며, 이에 대한 반대나 민원 제기에 대해 공매를 예고하는 협박성 대응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행사 관계자는 "그동안 입주 예정자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할인 분양 등의 조치는 전혀 하지 않았다"며 "CR리츠와 모기지론 등 다양한 방법을 두고 고민하고 있는 상황일뿐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미분양 해소를 위한 CR리츠가 주목받으면서 불확실성으로부터 야기된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분양 해소를 위해 방안을 강구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게 된다"며 "CR리츠가 가동되면 매입가와 분양가 사이 격차가 있어 손해를 본다고 느껴 불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CR리츠의 경우 그나마 나은 게 임대 후 매매 거래에 나서기 때문에 시세 반영이 더디지만 할인 분양이나, 공매로 넘어 갈 경우 당장 시세 하락이 반영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CR리츠=여러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미분양 주택을 사들여 임대로 운영하다가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면 매각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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